남편을 원양어선 태우고 싶다던 10여 년 전 인생선배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40대. 남편들은 어떤 마음일까 늘 궁금했다. 직접적으로 물어봤자 진짜 답을 들을 순 없을 테고..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됐다. 남편들의 마음도 여자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이야기가 모든 부부에 해당되는 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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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캠핑의 추억을 떠올려 보겠다. 얕은 계곡과 간이 수영장이 있는 캠핑장이었다. 영유아만 아니면 아이들끼리만 충분히 놀 수 있을 정도였다.
아빠 셋이 아이만 데리고 온 팀이 있었다. 아이가 잘 놀다가 아빠에게 오려고 하니 그 아빠는 다급히 손을 휘저었다.
"오지 마 오지 마. 더 놀아. 여기 더워."
아이가 발걸음을 돌리자 그 아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애랑 마누라 좀 어디 갔으면 좋겠다. 혼자 사는 게 제일 좋아."
껄껄껄 세 남자는 공감하듯 박장대소했다.
마침 그 옆을 지나던 나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열렬히 사랑해서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결혼했을 부부, 주례사의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겠습니까?'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그러겠노라 대답한 부부는 무엇 때문에 서로를 귀찮아하고, 미워하게 되는 걸까. 왜 서로 그런 마음을 품게 됐을까. 씁쓸하면서도 안심되는 마음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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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 수록 내 편은 내 남편(혹은 아내)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남편(혹은 아내)이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한다. 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옆에 있는 사람을 쓱 한 번 쳐다본다. 우리도 가장 친한 친구 같던 때가 있었을까. 아니면 앞으로라도 그런 날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