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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스쿨 INJI Sep 13. 2024

부족했던 실행력에 대한 메모와 기록

아무래도 저는 퇴사병에 걸린 듯 합니다

안녕하세요? 직장스쿨 INJI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가득하죠.

특히 경기가 안좋거나 회사가 힘들어질수록 위기 경영이나 명예 퇴직을 실행하는 회사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구요.

그래서 마음 속에 사표를 쓰고 다니는 직장인들도 꽤 많이 있죠.

게다가 불확실한 미래가 확실히 불행해질 것만 같은 미래로 느껴지기도 하구요.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는 ‘평생 직업이나 평생 학습’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닌 것 같고,

우리는 실패와 책임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실행 자체를 점점 두려워하게 되죠.

그래서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구요.


저는 22년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자존심을 지키면서 저만의 인생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실행하기 전까지 고민과 자책도 많이 했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렸구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용기와 실행력이 부족했을 때 저의 고민을 실제로 기록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2020년 4월 10일 금요일 출근하기 전에..


직장 생활은 스펙과 인성이 가장 중요하고 사람들은 이것을 모두 역량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스펙과 인성에 자신이 없어요.

그럼에도 나름 열심히 해서 100명이 넘는 입사 동기 중에 5명 안에 들어갈 정도로 인정도 받고 승진도 빨랐죠.

지금은 내년 임원 대상인 부장 3년차니까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아이디어와 창의력, 열정과 끈기, 기획력과 통찰력, 리더십과 소통력 등 수많은 역량이 필요하겠지만,

저는 그 중에 최고의 역량은 무조건 ‘실행력’이라고 확신합니다.

그 어떤 생각이나 계획도 실행이 없으면 시간과 종이 낭비에 불과하고,

실행이 없는 역량이나 성과는 존재할 수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지금 해야할 일들을 내일이나 나중으로 미룰수록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죠.

솔직히 저는 직장생활을 하는 자체가 엄청난 실행력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쉬고 싶다고 해서 쉴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지금 저의 현실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망설임과 두려움으로 이미 뇌정지가 왔고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진짜 마음은 직장생활 자체가 너무 징그럽게 싫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모습을 슬럼프라고 말하지만,

10년 넘게 이렇게 길게 지속될 수 있는 슬럼프는 없다고 생각하구요.


오늘 아침도 출근하기 너무 싫었지만,

습관대로 30분 일찍 회사 앞에 도착해서 이렇게 줄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기가 너무 싫거든요.

그러면서 지금 제 생각을 솔직하게 메모하고 있는 거구요.

불행 중 다행히도 저와 같이 출근하기 전에 줄담배를 피는 동료들이 꽤 많습니다.

그들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그나마 조금은 위로가 되구요.


회의 시간에 임원이 “오늘도 과감히 도전하고 ‘Just Do It’정신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조차 저에게는 ‘임원인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반드시 성과를 가져와!’라고 강요하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점점 소극적이고 수비수가 되어 가구요.

저는 공격보다 방어가 훨씬 쉽다는 사실을 직장생활을 통해 확실히 깨달았고,

솔직히 지금은 출근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거든요.


게다가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을 나중으로 미룰수록 제가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점 커지죠.

물론 평가나 고과는 나빠지겠지만요.

아무래도 저는 직장인이 절대 걸리지 말아야 할 병인 ‘퇴사병’에 걸린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 병은 퇴사해야 치료될 것만 같고 지금은 환자와 다름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놈의 자존심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죠.

이게 만약 페르소나라면, 저는 엄청난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는 거구요.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두렵거나 무서운 것이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승진한 지 얼마 안돼서 아직 퇴직 대상은 아니지만,

회사에서 저에게 명예 퇴직이나 희망 퇴직을 제안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저에겐 최소한의 금전적인 보상이 필요하니까요.

마음 속의 사표는 이미 예전에 썼구요.

이제 실행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도전과 실행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준비나 경험없이 무모하게 도전하고 실패하고 그로 인해 상처받는 것도 너무 싫구요.

회사에선 성과를 위해 업무를 실행하는 것은 엄청 쉬웠는데,

사표를 쓰고 퇴직을 하는 실행력 자체가 처음 하는 거라서 그런지 너무 힘들고 어렵습니다.  

이렇게 저의 실행력은 두려움과 용기 부족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구요.

그리고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상태가 많이 심각했습니다.

과연 지금 저에겐 퇴직을 위한 실행력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요?


오늘도 출근하기 싫어서 사무실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불쌍한 직장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출근하면서 실제로 기록했던 내용입니다.

이 메모는 제가 2020년에 기록했던 것으로,

그 이후 2021년 말에 회사가 처음으로 희망 퇴직을 실행했습니다.

당연히 저는 너무 기다려왔고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있었죠.


퇴직에 대해 고민만 하고 힘들어 하면서도 항상 나중으로 미루다 보니까 어느 덧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저는 입사보다 퇴사가 훨씬 힘들게 느껴졌어요.

만약 저처럼 22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직장인이라면,

그리고 저보다 더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다면 충분히 제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회사 업무에 대한 실행력은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사표를 던질 수 있는 용기나 실행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https://youtu.be/wJW2Zx2Wf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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