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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브로 Dec 26. 2022

'재벌집 막내아들'에게 감사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읽고 '유튜브를 건너 책에게 갈게'

새벽 3시 30분,


우리 집 첫째 딸이 추천해준 책이 보인다.

'재벌집 막내아들' 마지막화가

궁금해서 잠에서 깼다.

그런데 갑자기 책이 말을 걸어온다.


거실 책장 위에 무더기로

쌓아진 열몇 권 중

아이가 엄마도 읽어보면 좋겠다던

책이 손에 들려진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두 시간을 정독하는데

무슨 홀림이 있던 것 마냥

술술 읽히고

심지어 재미가 쏟아진다.


편지를 주고받는 은유와 은유,

도대체 결말이

어떻게 날지가 너무 궁금하다.






"책이 좋다."

입과 겉마음은 얘기한다.

책이 좋다고.


책을 읽는 것보다도 책이 좋다.

속마음이 얘기한다.

정말 진심이다.


책이 좋은 것을 주는 걸 안다.

자수성가 기업가, 새벽형 인간도  

책 읽기를 강조한다.


책을 읽자는 영상, 미디어가 넘쳐난다.

그런데 스스로 느끼지 않고서는

깨닫지 않고서는 모른다.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참으로 자발적이고 능동적이어야만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다.


가끔 책이 말을 걸어온다.

"지나치지 말고 한 번 들고 가."

"한 번 짚어 들어봐."


그렇게 이십 년이 지나고

마흔이 돼서야 책이 좀 눈에 들어온다.






스무 시간 정주행 해서 결말을 알아낼 수 있는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


두 시간 만에

끝을 볼 수 있는 이백 쪽 소설 한 권,

마침내 은유와 은유가 주고받는 편지,

결말을 향해 가는 마지막 스무 쪽이


왜 그렇게도

하염없이 눈물을 쏟게 하는지


소설은 냉정과 열정사이 이후

십여 년 만에 처음인데

그때 느낀 열정을 지금 이 새벽에 느끼며

소중한 이 시간을 선물해 준

'재벌집 막내아들'과

'우리 집 첫째 딸'에게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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