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주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루틴

욕망의 질주를 정렬하다

by 글꽃

나는 오래도록 달렸다.

그리고 그 결과는

더 큰 혼란, 더 큰 피로, 더 큰 공허였다.


그래서 어느 날 조용히 결심했다.

“이제는 구조가 나를 지켜야 한다.”


나는 욕망을 없애지 않았다.

대신 욕망을 ‘담아둘 그릇’을 만들었다.

그것이 루틴이었다.


월요일은 나를 회복시키는 날,

화요일은 아이들과 연결되는 날,

수요일은 익숙한 취미 운동 활동의 날,

목요일은 새로운 취미 운동 활동의 날,

금요일은 사람들과 관계 맺는 소셜의 날,

토요일은 숙박 면접 교섭으로 안정감을 주는 날,

일요일은 영화 창작 모임을 통해 일상의 의미를 더하며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날.


이 루틴은 억압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최소한의 장치다.


내 안의 욕망은 여전히 많지만,

그 욕망들이 나를 무작위로 헤집어 놓지 않게 되었다.

욕망을 ‘하루치 용량’으로 나누어 담는 순간

삶은 훨씬 덜 흔들렸다.


루틴은 나를 지켜준다.

루틴은 혼란 속에서도 나를 부드럽게 붙잡아준다.

루틴은 내가 원하는 삶을

내가 무너지지 않고 살아내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루틴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제야 이해한다.


나를 지키는 것은 욕망이 아니라,

욕망을 담아낸 구조라는 것을.


(별책부록) 우선순위 기반으로 구조화된 욕망들


나는 결국, 나를 지키는 방법을

속도가 아니라 구조에서 찾았다.



월요일 — 나를 회복시키는 날


집 정리, 글쓰기, 일본어, 창작, 휴식.

필요하면 데이트도 모임도 가능하지만

어떤 것도 강제하지 않는 날.

내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



화요일 — 아이들과의 애착 루틴


퇴근 후 아이들 집 방문.

짧아도 깊게 연결되는 날.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가장 안정감을 주는 시간.



수요일 — 나에게 가벼운 외출을 허락하는 날


취미든 휴식이든, 그날의 나에게 맞춘 선택.

나라는 사람의 생동감을 되찾는 시간.



목요일 — 몸과 마음을 정리하는 운동 루틴


가벼운 교류, 부담 없는 움직임, 적당한 땀.

정서적 긴장도 같이 흘려보내는 저녁.



금요일 — 소셜 데이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이어가는 밤.

세상과의 연결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시간.



토요일 — 케어 데이


우진을 데려와 함께 놀고, 함께 자고, 함께 숨 쉬는 날.

필요하면 금요일로 조정 가능한 유연성도 포함.



일요일 — 정리와 창작의 날


우진을 데려다주고,

오후에는 영화 만들기 모임에서 나를 예술적으로 회복하는 시간.



이 루틴이 나를 지키는 이유

• 나는 이제 무계획으로 자신을 학대하지 않는다.

• 욕망의 순서를 세웠고,

• 하루에 담을 수 있는 만큼만 나를 움직인다.

• 아이들과의 관계는 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 감정은 흔들리지만 삶은 흔들리지 않는다.


루틴은 나를 억누르는 틀이 아니라,

나를 갑자기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다리다.


나는 이제 이 루틴 위에서

조금씩, 천천히, 다시 나답게 살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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