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교 졸업반 학생 부모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면접이 3, 4차까지 진행되어서 자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셨다. 맞는 말씀이시다. 요즈음 기업들이 면접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업무와 관련된 세부적인 지식과 기술을 물어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인성과 끈기를 보는 경우가 많다.
며칠 뒤 중소기업 경영지원 담당 임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 말씀으로는 기존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일을 잘해서 정규직 전환과 더불어 급여를 올려주겠다고 이야기했는데, 2년 후 신입사원은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유는
“일단, 단기취업 장려금, 실업 장려금 등 정부 지원 장려금(최대 약 1,600만 원 + α)을 받아 6개월간 쉰 후 그때 다시 취업을 알아보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 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취업준비생은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을 예상하고 업무에 임하게 된다.
반면에 기업은 6개월에서 2년 동안 일할 사람이 아닌 오랫동안 꾸준히 함께 일할 사람을 분별하려고 한다.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신입사원을 업무에 능숙한 임직원으로 교육하는 데 사용되는 비용도 많을 뿐만 아니라 2년간 일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그 한 사람의 공백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이 1, 2년 안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채용담당자는 어느 정도 책임을 지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요즈음 기업은 입사 후 포부(그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비전)를 자세히 묻는다거나 면접을 3, 4회 진행(인성과 끈기)함으로써 정말로 그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싶은 사람을 채용하게 되었다. 면접이 예전보다 강화된 것이다. (지원자와 마찬가지로 채용담당자 또한 면접이 많아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면접이 3, 4회 많아지면 채용담당자의 일은 3, 4배 더 많아진다.)
그럼 가치관을 왜 물어볼까?
태도의 집결체 가치관
교육생들에게 종종 질문을 받는다.
“도대체 자기소개서에서 가치관을 왜 물어보는 거예요?”
기업에서 말하는 역량은 업무 관련된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이고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이다. 지식과 기술은 단기간에 습득이 가능하지만 태도는 살아오면서 오랫동안 형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태도를 볼 수 있는 집결체가 되는 것이 바로 가치관이다. 회사는 ‘삶의 좌우명, 가치관, 존경하는 사람, 회사의 가치관 중 본인과 부합되는 것은 무엇인지’ 등 여러 가지 형태로 가치관/태도에 관한 물음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그 이유는 아무리 시스템과 제도가 잘 갖추어진 회사라 하더라도 결국 일을 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믿을만한 사람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2019년도 한 공기업 자기소개서 문항]
oooooo(회사명)의 다섯 가지 핵심가치 중 자신과 가장 부합된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가치를 고른 후 그 이유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기술하시오.
* 참고로 태도와 가치를 묻는 문항이 나오면 색안경을 끼고 ‘한국형 꼰대 문항’이라고 생각하는 교육생들이 있지만 외국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은 자신의 회사에 지원한 사람이 최소한 그 회사에 대해 관심은 있는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오랫동안 우리와 한 배를 탈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기준이 바로 가치관을 묻거나 현재 진행되는 다소 강화된 면접 절차라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다.
자신의 인성/태도, 예의범절, 에티켓, 매너 등에 대해 점검해보고 보완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선생님, 부모님 공경하고 평소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살아가면 그 헌신된 마음이 면접에서도 자연히 드러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