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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독일사람 (1)

by 정인기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회사 관계자 분을 만났는 데, 그분께서는 “정인기 과장에게는 다른 나라보다는 독일이 어울리는 것 같아.”라고 말씀해 주셨다. 왜 그런지는 가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실제로 아래의 사진은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독일스럽다고 생각하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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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Berlin), 뮌헨(München), 뒤셀도르프(Düsseldorf), 스투트가르트(Stuttgart) 등 동북, 동남, 서북, 서남을 대표하는 어느 도시를 가도 반듯하고 진한 색의 간판을 볼 수 있다.



1. 독일 사람들의 성격


독일 사람들은 세밀하고 정확하다. 매우 직선적이고, 약속을 잘 지킨다. 또한, 매우 정직하여 준법정신도 강하다. 독일 교외에 가면 과일 바구니들이 사람들 없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냥 알아서 돈을 내고 과일 한 상자씩 가져가라는 것이다.


물건의 가격도 합리적이다. 프랑스, 영국이 상당히 비싸고 과장된 가격이라면, 내가 느낀 독일은 물티슈, 휴지, 생필품, 콘택트 렌즈가 우리나라보다 싼 나라이다. 생필품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싸다.


제품도 견고하고 튼튼한 대신, 모양이 투박하다. 이 때문에 프랑스 사람들에게 무시 받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것이 각으로 이루어져 있고 통일적이다. (아래 사진) 심지어 예전에는 집들의 지붕도 오렌지색으로 통일하였으며, 각도 또한 국가에서 지정했었다고 한다.

DSC07801.jpg 독일 동화마을 로텐부르크(Rothenburgob der Tauber)

독일 사람은 준법정신이 강하다. 특히, 횡단보도 주변에서 사람들이 서성이면, 지나가는 차량들은 여지없이 멈추어 준다. 사람들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멈추어 준다. 차라리, 사람들이 많은 곳엔 차를 가지고 오는 것을 민폐로 보는 것이 맞겠다. 나중에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교통을 어기거나 횡단보도 근처에 사람이 있는데,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은 대부분 아랍사람이거나 외국사람인 경우가 많다.


반면 그렇게 사교적이지는 않다. 독일 사람들은 딱딱하고, 내성적이다. 벤치에 앉아있으면, 미국과 영국에서는 “How are you doing?”이라고 말을 걸어주지만 독일에서는 그렇지 않는다. 오히려, 식당이 좋아서 내부 사진을 찍으면, ‘길을 막는다’고 불평하며 지나간다. 그래서 독일 사람은 차갑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연장하여 이야기 하자면, 독일 남자들은 매우 내성적이다. 정직하고, 우직하게 일을 하는 연구개발직에 가깝기 때문에 사람들과 좀처럼 친해지거나 이야기 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마쵸맨~ 스타일은 뮌헨이 있는 독일 최대 주이자, 바바리아(Bavaria)지방이라고 불리우는 바이에른 지방이 그렇다. 바이에른 주 사람들은 사교적이며, 축제를 좋아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대부분의 독일식 맥주는 바이에른 주의 맥주를 이야기 한다. 그 이외의 사람들은 매우 내성적인 편이다. 내 친구의 독일인 남편이 소심한 성격을 “독일 스타일”이라고 규정할 정도니….. 하지만, 독일 스타일에도 반전은 있다. 이는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다.



2. 성격에 맞게 발달한 산업

일에 관하여서 독일의 제조업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다. BMW, MERCEDES-BENZ, AUDI 모두 독일차 회사이며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평가 받는다. 마이스터(Meister)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확실하게 만들고, 우직하게 일만하는 일 중독에 걸린 연구개발직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때는 단순하게까지 보인다. (폭스바겐 사태는 번외로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독일 차를 타보면 알겠지만 ‘딴딴하다’는 말이 어울린다. 내부도 매우 투박하며, 차 내부의자도 딱딱하고 승차감이 그렇게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독일 사람들이 그러한 딱딱한 느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기준으로 품질이 좋으면서 승차감이 좋은 차는 일본차일 것이다.


독일에선 “독일에서 한번 만들어진 제품이 고장나지 않고, 수명이 너무 길어서 제조업 회사가 모두 망해 버린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독일 제품의 품질은 견고하고 영구적이다. 마이스터(Meister)라는 말에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그래서 은근슬쩍 끼워서 이야기 하자면,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KTX 보급시 TGV 보다는 ICE(이체)를 들여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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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디자인은 너무 투박하다. 독일에 사는 친구들과 독일 제품을 이야기 할 때에는 제품의 품질은 좋고, 튼튼하게도 잘 만드는데…. 디자인을 생각하면, “가슴을 칠 정도로 답답해서 차라리 내가 다 그려 주고 싶을 정도” 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난 투박하고 합리적이고 각이지고 정돈된 느낌이 좋다. 이 부분이 회사 관계자 분이나 내가 독일이 나와 맞다고 생각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은 유럽 여러나라 중 파리,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화려한 곳을 좋아한다고 하고, 남자들은 정돈되고 각이 진 독일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 말은 맞는 표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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