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안 잡냐?"
군대에서도 혼쭐이 났었는데 회사에서도 같은 소리를 듣는다.
주위에 떠도는 소문들.
내가 빌미를 제공한 걸까.
화나고 속상해서 술을 마셨다.
억울하고 분해서 평소 주량을 넘겼다.
곧장 집으로 들어와 '놀면 뭐하니'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술기운에 밤새 뒤척였다.
누구라도 붙잡고 얘기하고 싶었고
핸드폰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다음날 아침.
시간은 참 많은 일을 한다.
속은 쓰리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다.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왜 하찮고 꼴답잖은 말들에 속상했을까.
'하마터면 창피할 뻔했잖아'
정말 다행이다.
아무도 모른다.
사람은 잡는 게 아니다.
그렇게 멘토 되려다 꼰대 되는 수가 있다.
물론 호의가 호구가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소통은 계속되어야 한다.
친절과 배려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이 고운 말이 도리어 나를 볶았다.
선을 넘고 욕심을 부렸나.
결혼을 하고 이런 인문학적 사색에 잠길 때면 들리는 마음의 소리가 있다.
'그러지 말고 좋은 남편부터 되는 게 어떻겠냐는...'
환청은 귀에 붙어 나를 자꾸 괴롭힌다.
그래.
적당히 좋은 어른이 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