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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노 Feb 16. 2020

성당 2

'은총표' 주는 성당

아이들은 주일 미사에 참석하면 '은총표'를 한 장 받는다.

받은 '은총표'는 '은총 시장'이라는 연말 행사를 통해 원하는 물건으로 교환할 수 있다.


주말에 여행을 가면 아이들이 괴로워한다.

'은총표'를 받아야 하는데 가족 여행을 가느라 못 받기 때문이다.

또 우리 성당은 주일학교에 두 번 이상 참여를 하지 못하면 제적 처리한다.

매년 제적 위기를 가까스로 피하고 있다.  


은총은 표로 받을 수 없고

죄를 면제받을 수 있는 증서는 어디에도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은 바뀌고

학교 교육 또한 예전과 많이 바뀌었는데

'왜 교리는 그대로 일까?'  


성당은 여행을 가는 곳에도 있고

하느님은 어디에나 있는 거라고

본당 신부님을 찾아가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 않은가.  


아이들이 '은총표' 못 받는 괴로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옥 가는 죄책감보다

천국 가는 기쁨을 말해주고 싶다.

아이들에게 나눔과 사랑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고 싶은데 속상하다.

'내가 믿는 종교가 부정보다 긍정을 알게 해 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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