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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노 Jan 17. 2020

열차와 선로처럼 삐그덕 거리고 살 거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

어린 시절에 늘 궁금했다.

'저 안에는 누가 있을까?'  


세월이 지나 나는 관계자가 되었고 
하루에도 수십 번 금지된 구역을 출입한다.  

누가 있는지 알고 싶다면 먼저 관계자가 되어야 한다.   
     

부부, 가족, 직원, 친구 관계...   

사람과 사람은 관계를 맺고

사회 속에서 생활을 한다.

내가 살이 찌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때론 이해하지 못한다.

아내는 나에게 불만을 이야기한다.   
직원들과의 밤늦은 술자리는 대부분 뒤끝이 좋지 않다.           
식당에서 큰 소리로 말하는 친구를 보면

'원시인이 틀림없어'라는 생각이 든다.   


'금지된 곳에 갈 수 있는 관계자가 되지 않은 걸까?'


열차와 선로의 관계도 어긋나야 정상이다. 

선로와 열차 바퀴는

정확히 맞물려서 곧장 뻗어 나갈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열차 바퀴는 적당히 기울어져 있고

정거장에 들어오는 열차는 뱀처럼 꿈틀거린다.  
열차는 기우뚱거리지 않으면 탈선한다.  
바른 선로와 열차는 오히려 위험하다.  

 

조금 어긋나면 어떻고

못나면 어떤가.
열차와 선로처럼 삐그덕 거리고 살 거다.                                                  

금지된 마음속 가면을 벗고 관계자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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