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희 님의 이야기
by 히로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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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희 님 / 40대 초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매일 하는 아들 둘 맘. 블로그
여행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것.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라면 더더욱. 사진에는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다. 우리가 종종 여행 사진들을 펼쳐보면서 힘든 일상을 극복하는 힘을 얻는 이유다.
어느 여행을 다녀온 뒤, 최수희 님은 사진을 보기 꺼려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사진 속의 내가 보기 싫어서다. 고개를 돌려 거울을 봤다.
“거울 속의 내가 내 자신이라고 말하기가 불쌍했어요. 단순히 몸이 불어서만은 아니에요. 지금도 행복하지 않은데 앞으로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안쓰럽고, 불쌍하고, 안됐고…”
그 뒤로 5년 동안, 수희님은 매일 새벽을 깨워 운동을 하고 있다.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오죽 드라마틱하게 인생이 바뀌었으면 ‘간증문'까지 냈다. [마흔, 체력이 능력]이라는 책이다.
원래 어떤 삶을 사셨나요?
완전히 내 시간 없는 삶이요. 아들 둘(현재 11살, 6살) 키우면서 직장생활도 계속 했어요. 계속 쫓기듯 살았죠. 점점 우울해졌고요.
왜 우울하셨나요?
행복하지 않아서죠. 내 자신을 사랑할 시간이 전혀 없으니까요. 예전에는 나를 사랑했던 것 같은데. 우울해지면서 감정 기복이 심해졌죠. 그 기운이 가족에게 가요. 남편과도 삐걱대고 아이들에게도 화 많이 내고…
엄마들에게 비슷한 고비는 많이 오지만 극복하고 5년이나 운동을 계속하셨다는 게 대단해요. 원래 운동을 좋아하거나 의지력이 강한 건 아닌가요?
운동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고 몸은 약했어요. 어려서부터 속이 안좋아서 밀가루나 찬거 먹으면 장염에 자주 걸렸어요. 무릎도 한번 크게 다쳐서 아팠고요. 오히려 다시 아프기 싫어서 운동을 계속 하게 됐는지도 모르겠어요.
운동을 시작하고 지속하기 어렵다는 말들을 많이 해요. 어떻게 5년이나 계속했나요?
운동을 시작했을 무렵에 러닝을 같이 하는 모임에서 아기 엄마를 만났는데 몸이 예뻤어요. 어떻게 이렇게 예쁘냐고 물었더니 바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근육운동을 꾸준히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덜컥 바디 프로필을 예약했어요. 그리고 남편에게도 같이 찍자고 했더니 흔쾌히 응해줬어요.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같이 찍었는데, 그러고 나니 운동이 익숙해 졌죠. 생각 많이 안하고 일단 바프 예약부터 한 게 결과적으로는 잘한 것 같아요.
물론 첫 바프 때는 욕심을 냈어요. 극단적으로 식사 조절을 하면서. 그러다보니 몸이 망가지는 느낌이 들어서, “아, 이건 아닌데…” 싶었어요. 그 다음에 바프를 한번 더 찍었고 그때는 지나치게 마른 몸에 집중하기 보다는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근육을 만드는 데 더 집중했어요.
남편 분의 협조가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무시하듯 말하지 않고 부탁해요. “아니 당신은 왜 이런 것도 안 해줘?”라고 하기 보다는 “내가 이런 점이 어려운데 이렇게 좀 해주면 안 될까?”라고 얘기해요. 남자들은 부탁 받으면 거절을 잘못하더라고요. ㅎㅎ
다이어트도 많이 하셨나요?
현재 몸무게는 55~56kg 정도인데요. 저는 더 이상 몸무게에 신경쓰지 않아요. 근육량과 비만도(BMI)를 보죠. 몸무게는 중요하지 않아요. 근육이 많으면 몸무게가 많이 나가도 탄탄해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그리고요. 저는 푸시업 20개를 할 수 있어요. 정자세로요. 이런 게 훨씬 자랑스러워요. 몸무게 보다는요.
운동을 하고 무엇이 바뀌었나요?
내일이 기다려지고, 절대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삶이 열렸죠. 그 동안 나를 괴롭힌 죄책감과 분노, 슬픔에서 벗어나 '나 정도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삶을 살아요.
왜 운동과 건강 관리가 자존감을 찾는 시작이어야 할까요? 공부를 하거나 할 수도 있잖아요.
몸이 아프면 정신이 아프고 정신이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운동을 예뻐지려고 하는게 아니에요. 저는 운동을 정기적으로 한 뒤로는 면역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염증성 질환에 거의 걸리지 않아요. 30대부터, 특히 여성은 노화가 시작되잖아요. 가만 있으면 점점 약해져요. 건강은 뭔가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에요. 그 조건을 갖추려면 건강 관리를 해야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