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책을 잘 읽어오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책을 잘 읽어오지 않는 애들이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책을 안 읽어오면 수업을 못한다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안 읽어 온 애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늘 핑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핑계가 "학원 숙제가 많아서요, 시간이 없어서요, 깜빡해서요... 등입니다."
이 핑계의 속내를 해부해 보면 간단히 압축됩니다.
게임, 유튜브 등을 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었어요.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합니다.
글쓰기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은 독서입니다. 읽는 아이들이 잘 쓸 수 있습니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습니다. 평상시 읽기가 된 아이들이 머릿속에 쌓아놓은 어휘와 표현들을 , 필요할 때 꺼내서 유창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독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루틴입니다.
아이들이 왜 게임이나 동영상에 그토록 잘 빠져들까요? 루틴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해 버릇하면 당연히 하는 것이 되고, 안 하는 날이 더 이상한 날이 됩니다. 루틴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메이저리거 야구선수 류현진의 트레이너로 활약했던 김용일 코치가 미국에서 메이저리거 생활을 경험한 뒤 귀국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인터뷰에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야구 잘한다는 선수들이 루틴(습관적 반복행동)에 미친 듯이 집착하는 모습에 놀랐어요, 다들 자기 생체리듬과 정신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죠." 그가 경험한 일류 선수들의 비결은 한 마디로 철저하게 루틴을 지키는 생활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이 루틴이 필요합니다.
책을 읽어 오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저의 처방은 루틴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곧 정기적으로 독서할 시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초등 저학년까지의 아이들은 부모의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루틴을 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개인적으로 일과가 끝난 뒤 잠들기 전, 부모님이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시는 방법을 권합니다.
그러나, 초등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다니는 학원이 늘어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아이들은 차차 책 읽기를 멀리 합니다.
독서 공백기가 시작됩니다. 그런 경우, 절대적으로 루틴이 필요합니다.평일 날, 학원, 숙제 등으로 아이들이 바쁜 것을 고려해서 학원이 없는 날이나 주말에 시간을 정해서 책 읽기를 권합니다.
시간을 0시~0시로 정하는 것도 좋지만 한 가지 책을 정해서 그 책을 다 읽는 시간으로 잡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저는 가급적 부모님이 그 책을 함께 읽기를 권합니다.(스마트폰 등은 이 시간 동안 압수해 주십시오. 중학생까지는 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독서 후 책에 대한 정보나 의견을 함께 나누면 책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가 배가될 것입니다. 부모님들도 아이의 독서 취향을 파악하게 되어 추후 책을 고르고 읽히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반드시 정기적인 독서시간을 만들어 주십시오.
초등 저학년까지는 쉬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시기이므로 최소
주 3-4회 이상. 초등 고학년~ 중학생은 학원이 없는 평일이나 주말을 활용하여 정기적으로
주 1-2회라도 책 읽는 시간을 정해 주십시오.
어떤 종류의 책이건 상관없습니다.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책은 무어든 읽게 해 주십시오. 권장도서, 유명 도서 등에 연연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책을 골라가며 좋아하는 책을 위주로 읽게 해 주십시오. 만화, 판타지 등도 좋습니다. 대신, 다른 책들과 병행해서 읽게 해 주십시오. 편독이 아닌 다양한 독서 활동을 권합니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느끼면 아이들의 독서 흥미가 늘어나고 다른 책으로도 읽기가 확장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