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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대로 동행 Jan 04. 2023

과연 공부만이 살 길일까?

'공부중독' 책 리뷰

배우면 익히는 게 아니라 배우고 바로 다음 배움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니 익히는 과정이 없어요. 그래서 배우긴 배웠는데 할 줄 아는 게 없는 것이죠.  이게 한국의 대체적인 교육 과정입니다.


교육이 종교처럼 신봉되며, 교육의 사다리를 타고 계층 이동을 꿈꾸는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담론을 책으로 엮은 책 '공부중독'의 한 구절이다. 유달리 작가님이 글에서 참조 책으로 언급하셔서 찾아 읽었다.

사회학자 엄기호, 정신의학자 하지현의 대담으로 엮어진 책은 2015년에 쓰였는데, 8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만큼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는 제자리걸음이다.


이 책의 부제는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들에게'이다. 대한민국처럼 공부가 신화가 되어

 온 국민이 열광하는 나라가 있을까?


1부 공부에 중독된 아이들

공부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학생들의 문제를 진단한다.

무한루프로 공부 중이라는 푯말을 들고 현실에서 도피하는 아이들.  정작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을 잃고, 삶에 적용하지 못한 채 무기력해진다.  만능감과 좌절감 사이를 오가고, 사회화 과정이 없어서 사회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나날이 늘고 있다.  결국 아이들은 자기 의견이 없이 정답을 찾아 '구경하는 공부'에 매몰되다가 매뉴얼만 찾고 의존하는 불안정한 삶을 영위한다.

 공부중독 사회인 거죠. 공부 중에 있으면 용서가 되고 , 공부를 마쳤다고 가정되면 어떻게 해서든지 현업에서 고 있어야 하는 거예요.


2부 누가 공부에 욕심을 내는가

공부 중독을 양산하는 사회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한다.

공부를 통한 성공의 사다리가 통했던 486 세대는 아직도 자신들에게 유효했던 공부의 효과를 믿고 오로지 공부만이 한국 사회에서 생존 확률을 확실하게 높여주는 보증수표라는 믿음을 신봉한다. 

그러나 정해진 트랙에 따라 살던 1차 방정식이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고차 방정식으로 진화했다.

결국 아이들은 삶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데 공부와 삶을 분리시키고 공부에 올인하다 보니 삶이 더욱더 빈약하고 허약해지고 있어요.  그 빈약함과 허약함을 채우기 위해서 가르칠 수 없는 것을 또 가르칠 수 있는 것처럼 만들면서 삶은 공부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있고요.


3부 중독에서 해독으로

공부 디톡스에 해 제언한다.  중산층들의 게임이 된 대학진학. 수도권 대학까지 진학하는  20프로의 정해진 승자를 제외하고 좌절감을 안기는 게임에서 이제 벗어나자고 주장한다.   자녀의 성취를 부모 삶의 성취로 연계하지 말고 부모 자신의 삶을 독립적으로 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삶을 위한 진정한 공부의 길을 모색한다.

삶이 성장의 과정이라면 공부는 성장하는 삶을 위한 도구여야 합니다.

담론은 무성하고, 날 선 비판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지만 정작 해결책은 누구나가 아는 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누구나 레밍처럼 한 길로 달려드는 달리기에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켜주는 데에 책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



재수, 고등, 중등, 공부하는 아들 세 명을 보면서,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공부와 세상을 바르게 보는 관점을 심어 주고 싶어 집어 들었던 책이다.  무한경쟁에 내몰려서 10대 시절을 질식할 듯 숨 막히는 공부의 링에서 싸워야 되는 아이들.    책장을 덮으며 그런 우리 아이들이 한숨 돌리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공부가 아닌 삶을 고민하는 시간을 함께 갖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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