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학교 갈 준비를 하느라 복닥이고 분주한 아침시간에 겨우자리를 털고 일어나 아침을 먹고, 등굣길에 오르는 고2 둘째 호를 배웅하러 현관으로 나가는 길. 마지막 순간까지 거울을 보며 매무새를 다지던 호가'빨리 나가라'는 엄마의성화를 들으며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한다.
"엄마, 내가 어느 날 바퀴벌레가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뜬금없는 아이의 질문에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뱉듯이 대답했다.
"뭘 어떡해? 내 자식인데... 그래도 내가 돌봐야지."
아이는 갑자기 신발을 신으며 씨익 미소를 짓는다.
"너 혹시 카프카의 '변신'생각하고 말하는 거니?"
라고 질문하자 아이는 싱긋 웃으며
"네. 그냥 궁금했어요. 그런데 엄마, 만일 내가 바퀴벌레라는 것을 모른다면 어떡하실 거예요?"
"너라는 걸 모르면 당연히 죽일 수도 있지. 그렇지만 너라는 걸 안 이상은 누가 뭐래도 엄마가 돌봐야지."
엄마의 마지막 말에 아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현관문을 나섰다.
학교 갈 시간에 쫓겨 한창 바쁜 시간에 느닷없이 저런 질문을 하나 생각하고 나도 청소기를 밀면서 아침 일과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