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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작성 시,청중으로 삼지 말아야 할 대상은
by
Plato Won
Jun 20. 2022
Plato Won 作
지난 주말 지앤비 패럴랙스 원장
결혼식에 축사할 일이
있어
부산에 내려갔다 왔다.
그와의 첫 만남은 특이했다.
2019년 부산 하단동에서 학원을 막 개원한 그가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학부모 세미나가
끝나고, 부산지역 학원장과 티타임을 가진 자리에서 조심스럽지만 당돌차게 불쑥 내게 질문을 던졌다.
"대표님,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까?"
앞뒤 맥락도 없는 돌발 질문이었다.
그렇게 대화가 이어졌다.
"류 원장은 왜 성공하고 싶은 건데요?"
"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류 원장, 돈을 좇지 말고
가치를 좇으세요.
"
그가 한동안 말이 없었다.그렇게 친해졌고,
편하게 형 동생으로 지내며
그의 멘토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주로 우리는 새벽 3시에 톡으로 대화를 한다.
류 원장은 강의 끝나고 집에 들어와 씻고
3시까지 심야 독서를 하고, 나는 일찍 자고
그 시간에 일어나 새벽 독서를 하니 새벽 3시
타임이 우리의 대화 시간이다.
39살 노총각인 류 원장이, '류 쌤'으로
영어를 가르치다, 부산 하단동에
지앤비패럴랙스 낙동 캠퍼스를 개원하면서 친해졌다.
특히 류 원장이 미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2년 전 작고하신 아버님께서도
부산 국제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하시며 막내아들에게 교육의 역할과 중요성을
유산으로
물려주셔서
그런지,
류 원장의 패럴랙스 교육가치 철학의
이해도는 남달랐다.
" 류 원장, 앞으로 패럴랙스 생각열기 학습법으로
학원
10개를
운영해서, 부산 지역을
지앤비패럴랙스 교육가치철학으로
붉게 물들여 봐.류 원장은 할 수 있어.
내가 적극 도와줄 테니 저질러 봐"
"와~~ 대표님 제가 10개나 할 수 있겠습니까"
"남자가 뭐 그리 배포가 없어,
난 전국에서 1000개 하는데 류 원장이
10개 정도는 못하겠나.
일을 할 때 장애물은 밖에 있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 숨 쉬고 있는 옹졸함에 있어.
그걸 털어내"
"와~~~ 대표님 갑자기 힘이 불끈 솟습니다."
그런 그가 몇 달 전
"대표님 때문에 학원 잘 돼서 결혼합니다."라며
청첩장을 보내오고 축사를 부탁했다.
처음엔 사양했다.
주례가 없는 축사는 잘못하면 주례사가
될 수 있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결혼식 전날까지 류 원장이
하도 섭섭해해서 할 수 없이
축사를 급하게 준비했다.
요즘 결혼식은 엄숙함보다 경쾌함이니
지루하지 않으면서
기억에 남을 내용이 필요했다.
"3분 동안 어떤 내용을 전달할까
"
평소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서
정리한 연설문 작성 지침을
꺼내들었다
.
첫째, 청중으로 삼지 말아야 할 대상은
화자인 자신과 세상 모든 사람들이다.
축사의 내용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
신랑신부가 듣고 싶은 말이고,
세상 사람 모두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이궁금해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신랑 하객은 신부를 궁금해하고,
신부 하객은 신랑을 궁금해 할 것이고,
신랑 신부는 하객들에게 자신의 배필자를
잘 소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했다.
둘째, 요약이 아닌 요점만 핵심적으로 정리했다.
차를 운전하다 빨간불에 멈췄을 때
그 짧은 시간에 딱 들으면 다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만 요점으로 정리했다.
셋째, 같은 내용이라도 스토리로
인격화하면 주목도는 급상승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서술하기보다
특정 상황을 설정하고 스토리로 풀어내면
그 자체가 하나의 인격이 된다.
당일 축사의 내용은 만족스러웠고
호응도도 높았다.
축사나 연설할 기회가 있을 때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다시 정리한다.
>
하나, 청중으로
삼지 말아야 할 사람은
나 자신과 세상 모든 사람이다.
만인을 만족시키는 글은 없다.
대상을 특정해서 그 대상이 귀에 콕 꽂힐
핵심만 전달한다.
하나, 같은
내용도 스토리로
인격화하면 주목도가 높아진다.
재미 있는 사례를 차용해서
전하고자 하는 말과 연결하면
그 자체가 인격화되어 주목도가 급상승한다.
하나, 신호등 멈춤 시간에 다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분량만 말한다.
요약이 아니라 요점이다.
요약은 화자 위주이고, 요점은 청자 위주이다.
2400년 전 쓰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연설문
작성 지침서라는 것이 놀랍다.
Plato W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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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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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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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비패럴랙스교육
직업
CEO
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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