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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믿음의 대상인 종교와 검증의 대상인 과학의 중간

by Plato Won
Plato Won 作

종교는 믿음의 대상이다.


믿기 위해서 논증해야 하고

논증하기 위해서 기독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차용했다.


원래 기독교는 중동 유목민들의 종교로,

자체의 사상이나 교리가 뚜렷하지 않았다.


따라서 중세 시대 들어와서

기독교 사상이나 교리를 체계화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게 되는데, 이때 고대 그리스 철학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중세 시대를 전기와 후기로 나누는데,

전기 기독교는 플라톤 학파의 철학을 토대로

기독교 사상을 체계화시켰다.

이를 교부철학이라 하고 대표적인 철학자로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꼽는다.


교부 철학자들은 기독교의 이론가들로,

온갖 미신과 야만적인 주장에 반대하며

기독교를 지켜나간 신학자들을 말한다.


플란톤의 이데아 사상과 영혼불멸설,

신플라톤학파의 '일자(一者) 유출설' 등은

초기 기독교 사상을 체계화하는데

모태 역할을 하게 된다.


후기 기독교 사상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적극 차용한다.

이들을 스콜라 철학이라 하고

토마스 아퀴나스가 대표적 철학자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 형상질료 이론,

형이상학을 차용해서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에서

태초의 인간,아담과 이브의 탄생에 대해

재미난 해석을 내놓는다.


"인류의 최초의 여인 하와는

인간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


남자의 머리뼈로 여자가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남자의 발가락뼈로 여자가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

가슴을 감싸는 갈비뼈로 최초의 여인

하와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상당한 사유와

질문거리들을 던진다.


아담의 갈비뼈가 없었으면 이브가 탄생하지

못했고, 이브가 태생하지 못했으며

아담과 이브의 자손들도 탄생하지 못했으니

이들은 서로를 가슴 시려워하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동지적 관계로

태초부터 설정되었던 것이다.


"이 넓은 세상에 한 사람도

고독한 남정네를 만나지 못해

나 외로이 이 넓은 세상을 외로이 살아갑니까


이 넓은 세상에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네를 만나지 못해 나 외로이

이 넓은 세상을 살아갑니까"


김남조 시인의 '가난한 이름에게' 詩가

왜 이리 가슴 시리도록 와닿는지 이제 알겠다.


남자의 가슴뼈로 여자가 만들어졌으니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낼 때

남자의 가슴이 시릴 수 밖에 없고,

갈비뼈 한쪽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이 세상은 하나의 一者로부터 출발하였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불변의 이데아의

세계가 존재하며,그 이데아는 눈으로는

볼 수 없고 오직 지성의 힘으로만 볼 수 있다"

플라톤 학파의 철학.


태초에 一者가 있었고, 그 일자는 정신과

함께 있었고 세상은 그 정신대로 되었으니,

이는 곧 모든 것은 一者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신플라톤 학파의 철학 사상의 큰 줄기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나니,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있었고, 하느님은 그 말씀대로

세상을 창조하시니라."


신플라톤 학파의 일자(一者) 유출설과

요한복음 1장 1절의 내용은 거의 일치한다.


사랑을 할 때 가슴이 시려오거나,

하느님을 믿을 때 영혼이 시려오면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한대전'을 읽어보길

권한다.


종교는 믿음의 대상이고,

믿기 위해서는 논증해야 했고,

논증하기 위해서 기독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차용해야 했다.

,

그러므로 논증의 대상인 철학은

검증의 대상인 과학과 믿음의 대상인 종교의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


종교의 저쪽 끝머리에 과학이 있고,

과학의 저쪽 끝머리에 종교가 위치하니,

철학은 중간 그 어디쯤에선가 서성거리며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쪽으로 기울었다,

저쪽으로 기우뚱했다 요동치며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하여 왔고 미래도 그럴 것이다.


따라서 철학을 알아야 종교의 믿음이 더

깊어지고 종교의 믿음이 더 깊어져야 철학적

깊이가 더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원하는 결론이 나왔다.


"하느님은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논증을 통해서 얻어진 믿음의 대상이듯

사랑도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 상대방의

눈빛을 통해 얻어진 믿음의 대상이다."



Plato Won


2022년 10월 27일 새벽녘 여명은

분명하지 않다.믿음이 분명하지 않으면 희망의 빛도

분명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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