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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by
Plato Won
Jul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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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作,우리 어머니 인생길이 얼마나 외로웠을까
제목 '우리 엄마와 우리 아들'
세월 참 못 됐다.
곱디 고운 우리
엄마를
이렇게 늙게 만드는 것이
오늘은
어머니 모시고 병원 가는 날
어머니 집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정기점검 날이라
14층에서 어머니 모시고
계단으로 걸어 내려왔다.
" 어머니 제 등에 업히세요
.
힘들어서 못 내려가니"
엄마를 등에 업으니
솜털처럼 가볍다.
그런데 아들 등에 업히신 어머니가
한 손으로는
계단 난간대를 꼭 잡고
몇 계단 내려오시다
걸어 내려가시겠다고 한다.
모진 세월 당당하고 씩씩하시던
우리 어머니도
가는 세월 앞에서
겁이 많아지신
것이다.
세월 참 야속하다.
잔다르크 같은 우리 엄마를
겁 많은 엄마로 만드는 것이
계단을 내려오다
406동 통장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아휴~~ 어디 가시나 봐요"
"예~~~ 우리 아들입니다."
언제부턴가
어머니는 그냥 아들이 아니라
'우리 아들'이라고 말씀하신다.
언제부턴가
나도 그냥 어머니가 아니라
'우리 어머니'라고 이야기하게 된다.
세월이 너무 빨리
우리 아들과 우리 어머니를
떨어뜨려 놓으려는
경계심 때문이려니
하루가 다르게 우리 엄마
모습이 야위어가시니
가는 세월 온몸으로 멈추고 싶지만
세월은 참 못됐게도
성큼성큼
앞으로 내달리는 듯하다.
그놈의 세월
참으로 빨리도 가네
세월 참 못 됐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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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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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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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비패럴랙스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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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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