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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Eros)'에 대한 숙고
by
Plato Won
Jul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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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作
인간사에서 '사랑'이란
아름답고 평화롭게 살기 위한
절대적 가치 기준이다.
하느님의 은총인 사랑에서부터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
연인 간의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 등등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정의가 올바로 이해되어야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않겠는가.
일찍이 사랑이란 에로스를 주제로
플라톤은 향연이라는 대화편에서
당대의 내놓으라하는 7명의 철학자들을
초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기도 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면
"사랑이 깊어지면
두 사람이 하나로 합쳐지는게
좋은가,
아니면 둘이 둘로 오롯이 남는 것이
좋은가"
이 지점에서
철학자
헤겔과 바디우의
견해는 극명히 갈린다.
헤겔은
사랑이란
"두 사람이 하나로 결합되는 계기,
또는 주관적 사랑이 우리라는 객관적
사랑으로 사유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사랑을 통해 두 마음이 하나로 합쳐져야
제대로 된 사랑이라는 것이 헤겔의 입장이다.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헤겔의 의견에 반대하며
그것은 판타지일 뿐이라고 말한다.
사랑을 통해 '하나'라는 느낌을
일시적으로 느낄 수는 있으나,
둘이 자신의 자유의지에 입각해서
손을 마주 잡았던 것처럼,
둘은 자신들의 자유의지에 입각해서
손을 놓아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
바디우의 생각이다.
바디우는 하나의 느낌에 매혹되어 사랑이
'둘'의 자유로운 의지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망각해버리면 이것은 사랑의 본질에 대한
배신이라고 말한다.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숙고는
둘이 둘로서 오롯이 존재하는 것이다.
좀 난해하긴 하지만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정의는 이렇다.
"사랑은, 둘이 있다는 후사건적인 조건 아래
이루어지는 세계의 경험 또는 상황의 경험이다."
풀어서 해석하면
사랑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둘의 사건이라는 것이다.
'후사건적인 조건'이란
두 사람이 사랑하기 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이 사랑에 몰입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험들을 말한다.
로미오와 쥴리엣의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이 세상에 주연은 오직 자기 둘 뿐이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연극의 조연일 뿐이다.
이런 경험은 사랑이 일어난 이후,
즉 후사건적(後事件的) 조건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의 경험 또는 상황의 경험인 것이다.
사랑에 대한 바디우의 숙고는
'둘'이라는 것에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
둘을 하나로 환원하려는 유혹을 견뎌내야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바디우는
'사랑이란 비대칭성의 차이에 대한 충실성'
이라고 표현한다.
헤겔도 사랑이란 타자와의 비대칭의 차이를 인정하였으나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미봉책으로 결혼제도,.가족제도들에
의존해서 하나로 결합하려 했다.
그러나 바디우는 비대칭성의 차이를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더라도 끈덕지게
견뎌내야만 한다고 역설한다.
둘이 하나로 환원되려는 유혹을 견뎌내야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사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숙고의 최종 결론이다.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타자의 자유의지를 속박하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지나친 간섭,
연인들끼리의 과도한 속박,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획일적으로
주입하는 이념,이데올로기 등이 그렇다.
어짜피 인생길은 혼자 가는 외길이다.
섭하게 생각말고 뚜벅뚜벅 걸어가다 보면
이런 저런 인연들을 만난다.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무심하듯, 때로는 애뜻하게 타자와의
감정이 섞여서 인생이 그리는 무늬가 그려진다.
그 무늬가 수채화인지,풍경화인지,추상화인지
그것은 오롯이 그대의 선택이다.
"사랑이란 타자와의
비대칭적 차이에 대한 충실성이다."
Plato Won
인생길은 늘 흔자 걷는 외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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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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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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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비패럴랙스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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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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