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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로 던지지 않았을 뿐,이 시대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by
Plato Won
Aug 21. 2022
Plato Won 作
Plato Won 作.무미건조한듯 거칠지만 간결하고 스피디한 문체 속에 숨은 감정선들,하드보일드 문체는 그 속을 파고 든다.
"말(言)을 듣지 않는 말(言)을 끌고
연필을 손에 쥐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중노동"
소설가 김훈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를 이렇게 표현한다.
군더더기 없는 짧은 문체로
이순신의 칼의 노래, 남한산성, 젊은 청년
안중근의 일주일을 그린 하얼빈을
쓴 김훈 작가의
글체는
하드보일(Hardboiled) 문체의
전형이다.
hard-boiled
하드보일드는 1920년대
미국 문학에 등장한 새로운 사실주의 수법으로,
군더더기 없이 냉정하고 비정하게 인물과
사건을 묘사하는 소설 형식을 말한다.
하드보일드 문학의 효시는
헤밍웨이를 들 수 있다
신속하고 스피디한 문체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로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써 내려간
헤밍웨이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가 바로 하드보일드 문학의
전형적 작품이다.
'단단하게 삶은 계란'을 의미하는 하드보일드는
불필요한 수식을 삭제하고 스피디하고
거친 터치로 사실만을 표현한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어떤 감정 없이
냉혹한 시선이나 도덕적 판단을 배제한 채
글을 써 내려가고 그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이토는 조준선 위에 올라와 있었다.
오른손 검지 손가락 둘째 마디가
방아쇠를 직후방으로 당겼다.
손가락은 저절로 움직였다. 총의 반동을
손아귀로 제어하면서 다시 쏘고,
또 쏠 때, 안중근은 이토의 몸에 확실히 박히는
실탄은 추진력을 느꼈다. 가늠쇠 너머에서,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이토의 모습이
꿈속처럼 보였다. 하얼빈 역은 적막했다."
영웅 안중근이 아닌 서른한 살의 청년
안중근의 마지막 일주일을 담은 역사소설,
김훈 작가의 신작 <하얼빈>의
한 구절이다.
역시 김훈 작가의 글체는
간결하고 스피디하다.
역사소설이지만 안중근의
영웅적 서사시를 써 내려가지 않고,
고뇌하는 청춘의
내면을
담담히 담고 있다.
그의 이전 소설인 이순신을 다룬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도 역사의
웅장한 장면을 담는 게 아니라 인간 내면의
세계를 짧고 간결한 문제로 스피디하게
무미건조하게 써 내려간다.
그 속에서 강한 울림이 있다.
그 울림을 작가의 어설픈 애드리브로
표현하지 않고 독자가 스스로
우러내도록 유도한다.
"총구를 쥔 것은 인간이기에
총구의 초점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청춘 안중근의 마지막 일주일을 그린
김훈 작가가 스스로 그의 작품에 대한
소감을 평하는 말이다.
김훈 작가의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베스트셀러인 이유는
뻔한 스토리를 뻔하지 않은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 문체는 간결한 듯 무미건조하고
,
그 해답을 정성스레 풀어헤쳐 놓치않고
독자들에게 툭 던지듯 사유하고 질문하게
만드는 그의 소설에는
이 시대가 품어야 할 역사적 소명의식이
찐하게 배어 있다
숙제로 던지지 않았을 뿐
이 시대가 풀어야 하는 숙제로 여기게 만든다.
서른한 살의 고뇌하는 청춘 안중근의
그날의 적막한 하얼빈 역을
기억하게
하는 숙제를
Plato Won
keyword
김훈
소설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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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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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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