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깨끗한 것은 더러워 보이고, 넓은 덕은 부족해 보이며,진실한 덕은 구차한 듯하고, 질박하고 순수한 것은 변질되어 보인다.
정말 큰 사각형은 모서리가 없고, 정말 큰 그릇은 쉽게 완성되지 않는다.정말 큰 소리는 그 음을 들을 수 없고, 정말 큰 형상은 모습을 볼 수 없다.”
道는 텅 비어 있어서 형체가 없지만, 이 세상 모든 존재의 근원이다. 이름 없이 만물과 현상 속에 숨어 있다가 德을 통해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道’는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되 숨어 있어서 알아 차리기 힘들고, ‘德’은 드러나 있되 세상의 상식과는 상반된 것처럼 보인다. 道와 德은 본질적으로 하나이므로 일상생활에서 德을 실천하면 道를 밝힐 수 있다. 씨앗이 잘 발아해야만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道를 온전히 품고 따를 때 德도 온전한 형태를 띠게 된다.
노자는 이렇듯 부정과 역설을 통해 ‘말할 수 없는 道’를 표현함으로써 언어의 한계, 논리의 한계를 최대한 극복하고자 하였다. 부정의 부정은 곧 강한 긍정이듯, 道를 특정 개념으로 규정짓는 행위를 강하게 부정함으로써 진정한 道를 이야기하려 한 것이다.
그가 ‘道를 모르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고, 아는 것이 오히려 모르는 것’이라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