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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구의 한 모퉁이를 쓸고 있다네."

by Plato Won


Plato Won 作

기업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어느 노신사가 인생 제2의 직업으로

거리의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다.


모두가 잠든 매일 새벽녘,

지난밤 어지럽게 흐트러진 거리를 청소하는 일이

이 노신사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함께 조를 맞춰 청소하는 동료가 자신이 하는

청소일이 진절머리 난다고 투덜거리며 그에게

물었다.


" 좋은 사무실에서 일하다 매일 새벽에 나와

거리를 청소하는 청소부 일이 힘들지 않습니까?"


그는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띠우며 대답한다.


"저는 즐겁습니다. 남들이 깊이 잠들어 있을 때

매일 일찍 일어나 지구의 한 모퉁이를 쓰는 일은

나에게 삶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거리의 청소부는

이후 지구 환경운동가가 되었다.


어느 기자가 그에게 물었다.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내 직업은 시름하는 지구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찮은 일이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품격 있는 인생을 만든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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