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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이 그 물이니 걱정할 바 아니다
by
Plato Won
Sep 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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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作,새벽에는 파랬다가, 동이 터면 붉었다가,날이 어두워지면 검푸스레한 게 인생 아니겠는가?그 물이 그 물이지
태어난 나이로 따지자면
45억 년 보다 조금 모자란
그 언저리 어디 즈음이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의
나이가 그렇다.
지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우주를 정처 없이 떠돌던 유성의 파편들은
수천만 년동안이나 지구로 돌진하고
돌진한다.
그 속에서 떨어뜨린
미량의 아미노산과 물 분자들이
덧없이 쌓이고 쌓여
우리가 사는 지구의 삼분의 이를
물로 덮었다
.
그렇게 겨겨이 쌓이고 쌓인 H2O,
물은 지구 대기권에 갇혀
바다를 이루고, 강을 이루고
얼음으로, 구름으로
,
이슬로
때로는 우리 몸속으로 스며들며
자신의 존재를 으스대고 있다.
"내가 없으면 너희들도 없어."
라고
은근히 겁을 주며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가만히 두고 보고만
있을 것 같지 않은 자세를 취한다.
그래서 태양의 사랑을 받으면
흐물흐물 하늘로 승천했다가
심심하면 비를 뿌렸다가
때로 심술이 나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으로 내려 꽂히기도 한다.
때로는 구름 위를 나르는 황홀감으로
때로는 내려 꽂혀 땅바닥을
훑고 헤매는
절망감으로
구름으로, 이슬로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이리로 저리로 돌고 돌며
덧없이 왔다리
갔다리를
거듭한다.
모든 것은 현란하고
변화무쌍할 것 같지만
돌고 돈다.
수십 억년을 살고 있는 생명의 물도
덧없이 돌고 돌거늘
고작 백 년을 사는
인생사인들 말하면 잔소리지.
人生, 百 年
또한
하늘만큼 높이 떠 있든
땅바닥으로 처박혀 구천을 헤매든
태평양 바다를 이루는 거대한 몸집이든
아침나절 잠깐 반짝이는 이슬 신세든
덧없이 돌고 도니
걱정할 일 없다.
그래서 인간이 그리는 무늬,
인생이다.
그렇게 돌고 돈다.
인식의 제자리에서
어떤 위치에서든
어떤 자리를 차지하든
그것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 속에 자리한다
그래서 인생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결이다.
내면의 의지라는 붓이
그려내는 무늬,
그것이 인생이다.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는 그림인 것을
무엇이 걱정할 바인가
자유의지로
원하는 바를 그리면
그것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그림인 것을
그 물이 그 물인 것을
걱정할 바 아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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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인생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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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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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비패럴랙스교육
직업
CEO
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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