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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과거에 초연하고 다가올 미래에 의연한 삶

by Plato Won
Plato Won 作.' 드문드문 상처입은 잎들이 붉은 열매를 애워싸고 있다.중년을 맞이한 붉은 열매의 애잔한 모습을 찰나의 앵글샷으로 담는다.중년의 애잔한 인생을 말하는 듯
임효 作,유유(柳流,버드나무 유,흐를 유),임효 형 작업실이 있는 남한강 유역, 석양 즈음에 흐느적거리며 피어있는 버드나무를 그린 작품


사슴이 들판을 뛰어다니다 사자를 만난다.

사슴이 어떻게 하겠는가?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줄행랑을 친다.

다행히 사자의 사정권에서 벗어난다.


시야 속에서 사자가 사라지면 사슴은 다시

평온을 찾고 이전의 걱정거리는 머릿속에서

싹 지운다.


더 이상 과거 일로 현재의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는다.


동물들은 과거의 기억을 끌어와

현재를 걱정하지 않고. 미래에 일어날 일을 현재로

잡아당겨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지나간 과거의 나쁜 기억을

현재로 끌어와 회상하고 후회하고 슬퍼하고 자책하며

걱정거리를 만든다.

그리고는 또 지난 시절, 잘나갔는던 그 시절을

곱씹고 또 곱씹으며 현재의 모습을 지우려 애쓴다.


인간은 다가올 미래를 예측한다.

그래서 미래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현재로

끌고 와 불안 휩싸인다.


성숙한 인생은

지나간 과거에 초연하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일로 고민거리를

싸 안지 않는다.


과거의 결과는 이미 현재에 반영되어 있고

현재의 모습은 미래에 투영될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ᆢ

자유로운 바람처럼 ᆢ

찰나의 허무와 신비를 음미하며ᆢ"


친한 형이 카톡대문에 남겨놓은 글이다.


柳流(유유), 버드나무 유, 흐를 유

임효 형의 작품 제목이다.

남한강가에 피어있는 버드나무는 바람에 흔들릴 뿐

폭풍에도 꺾이지 않는다.


과거에 갇혀있으면 흐르지 못해 썩게 된다.

미래에 막혀있으면 산들바람이 지나갈 수 없다.


우주 145억 세월에 인생 100년은 찰나다.

지나간 과거는 그 무엇이든 허무한 것이고

다가올 미래는 그 무엇이든 신비한 것이다.


찰나의 허무와 신비에 집착하지 말고

흐르는 강물처럼, 자유로이 불어오는 바람처럼

하늘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뭉게구름처럼

음미하고 그냥 보내주는 것이 좋다.


입다문 하늘이 내 마음 전해줄 리 없고

답답한 바람이 내 말 전해줄 리 없다.


그냥 흘러가는 강물에 띄워

자유로이 불어오는 바람에 실어

찰나의 허무와 신비는 음미한 후 그때그때

미련 없이 날려 보내야 한다.


그래야 다가올 또 다른 찰나의 허무와 신비를

음미할 공간이 생겨난다.


인생은 찰나의 허무와 신비가 겨겨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층이다.


바람직한 미래를 원한다면

퇴적층 아마득히 저 밑바닥에 쌓여 있는 기억들을

헤집어 끄집어 내지말고

지금 이 순간,현재에 더 집중해야 한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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