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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도 자연선택의 결과다

6, 다윈의 종의 기원, 진화론의 관점에서 본 본능에 관하여

by Plato Won
Plato Won 作


"원래 습성이라는 것과 본능은 서로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유사해진다.

본능의 변회가 그 종에 이익이 되는 한 자연선택

은 그것을 보존하고 계속 축적한다는 사실을

무난히 인정할 수 있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본능'에 대해 기술한 문장이다.


한 종에 속한 개체들이

동일하게 행동하는 것을 '본능'이라고 한다.


동물들이 보여 주는 본능적인 행동은 무척이나

놀라워서 사람들은 자연선택만으로는 그런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런 본능은 자연선택의 결과다.


본능은 습성에 의해 한 세대 동안 얻어져서

다음 세대에 유전되는 것이 아니다.

종의 번성을 위해 본능은 신체구조만큼이나 중요하다.


생활조건이 변한다면 본능이 조금 변하는 것으로도

그 종에 이익을 줄 수 있고 만일 본능이 조금이라도

변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자연선택에 의해

본능의 변이가 보존되고 끊임없이 축적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생물의 기관은 반복되는 습성 때문에 변하고

쓰지 않으면 퇴화되는데 본능도 이와 같다.


그러나 본능의 변이는 습성보다는 자연선택의

영향이 훨씬 크다. 본능은 그 종을 이롭게 하기 위해

형성되는 것이지 다른 종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형성되는 경우는 없다.


개미를 연구한 피에르 위베는 진딧물과 개미를

관찰하면서 본능도 신체구조와 마찬가지로

자연선택에 의해 유전된다는 것을 확신했다.


진딧물이 자진해서 개미에게 단물을 주는 현상은

개미를 이롭게 하기 위한 이타적인 행동이 아니라

진딧물이 분비액을 개미에게 주는 것은 찐득찐득한

분비액을 없애 버리는 것이 자신에게 유익하기 때문

이다. 만약 개미가 없다면 진딧물은 그 분비물을

억지로 배설해야 하고 개미가 곁에 있으면 다른

곤충들이 진딧물을 잡아먹으려고 접근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을 관찰을 통해 알아냈다.


즉 자신의 편익을 위해 다른 종의 본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생물세계에서는 자신에게는 이득이 없고

다른 종에게만 이득이 되는 행동은 없다.


자연 상태에서 선택에 의해 본능이

어떻게 변하는지 좀 더 살펴보자.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서 알을 낳는 본성이

있다. 이런 본성이 생긴 원인은 뻐꾸기가 2~3일

간격으로 알을 낳기 때문이다. 뻐꾸기는 한 번에

10~15개의 알을 낳는데 그것이 다 부화된다면

둥지가 비좁으니 다른 새의 둥지에 가서 알을

낳는 것이다.


그렇게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어미 새는 다른

어미 새보다 훨씬 유리했을 것이고 또 그렇게 남의

둥지에서 자란 새끼가 더 튼튼해졌다면 그 새끼나

어미 새는 그런 행동으로 이익을 얻었을 것이다.


이렇게 길러진 새끼는 유전을 통해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어미 새의 습성을 물려받았을 것이고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둥지에 알을 낳아 새끼를

길렀을 것이다.


이런 과정이 지속되어 뻐꾸기는 특이한 본능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포르미카 루펜센스라는 개미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노예 개미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특성이 있다.

그 개미는 집을 만들 줄도 모르고 애벌레를 키울

줄도 모른다. 이 개미의 습성을 처음 발견한 위베는

이 개미를 관찰한 결과 이 개미가 노예를 부리는

본능을 지니게 된 원인을 추측할 수 있었다.


이 개미는 다른 종의 번데기를 먹이로 쓰려고 자기

집에 가져가기도 하는데 이렇게 가져온 번데기가

개미로 컸을 때 그들을 잡아 온 개미에게 유익하다면

그 종들은 원래 먹이로 쓰려던 것들을 먹지 않고

자라도록 두었다가 노예로 부렸을 수 있고,

이런 습성이 대를 이어 가면서 본능으로 발전했을

것이다.


이렇게 노예를 소유하는 본능이 생기면

자연선택에 따라 그것이 더욱 발전해서 루페센스

종처럼 노예에게 완전히 의존해서 살아가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꿀벌이 어두운 벌통 안에서 정확히 육각형 집을

만드는 본능도 자연선택을 통해 이런 환상적인

건축 능력을 획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본성은 습성에 얻어질까?

그렇지 않다. 이러한 본능은 습성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연생태에서 약간씩 변이 하며

이 변이는 유전될 수 있다는 것을 여왕벌과

여왕개미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생식능력이 없는 일벌이나 일개미는 모두 여왕벌

이나 여왕개미가 낳은 알에서 태어난다. 그런데

일벌이나 일개미는 여왕이 될 수 없으므로 생식

능력이 없는 일벌이나 일개미가 생활하면서 얻은

습성은 자손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그런데도

여왕벌이나 여왕개미는 그런 본능을 가진

일벌, 일개미를 낳는다는 것은 본능이 습성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확신할 수 있다.


예로 들었던 뻐꾸기, 개미, 벌 등을 보면

생물의 본능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자연상태에서 약간씩 변이 하며 이 변이는

유전된다는 것을 넉넉히 알 수 있다.


자연은 도약하지 않는다.

다만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 모습을 변화시킬 뿐이다. 이 말은 그대로 본능에도 적용된다.


다윈의 종의 기원 제7장, <본능> 편에서

개미가 노예를 만드는 본능, 꿀벌들이 그들의 방을

만드는 본능, 뻐꾸기가 다른 새둥지에서 알을 낳는

본능 등을 소개하면서

본능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며 마무리한다.


"각 동물에게 본능은 너무나도 중요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반박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따라서

나는 변화하는 생활조건에서 자연선택이 경미한

본능의 변화를 어떤 유용한 방향으로, 어느 정도까지

축적해 나간다고 주장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몇몇 경우에는 아마도 습성이나 용불용이

작용했을 것이다. 다른 한편, 본능들이 늘 절대적

으로 완벽한 것이 아니며 오류도 있다는 사실,

오로지 다른 동물들을 위해 만들어진 본능은 없고,

각 동물은 다른 동물의 본능을 이용한다는 사실,

"자연은 도약하지 않는다."는 박물학의 근본 원리는

신체구조와 마찬가지로 본능에도 적응할 수 있다."


"본성은 자연선택의 결과다."라는

다윈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인간에게 있어서 부지런히 그리고 열심히 일하며

사는 것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타고난 본성이다.

따라서 본성을 비켜나서 게으른 삶을 살겠다는 것은

본성에 반하는 것으로, 자연선택은 그런 종들을

진화의 흐름에서 배척할 것이 분명함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


본성은 자연선택의 결과이고,

인간의 본성에 따라 오늘 하루도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삶을

너무 힘들어하고 억울하다 한탄하지 말자.^^

열심히 사는 삶은 무제이므로.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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