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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외길이라도 감미롭다
by
Plato Won
Nov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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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作,누구는 가을을 낙엽이 떨어진다고 쓸쓸하다고 말하고,누구는 가을이 단풍이 물드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즐긴다
섭섭하게 생각 말자.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외길이다.
뚜벅뚜벅 걷다 보면 이런 저련 인연도 만나고,
악연도 스쳐 지나가며 온갖 감정들이 뒤범벅이 되어
퇴적층 쌓이듯 기억이 새록새록 가슴의 틈새 속으로
스며들어 아련한 추억을 만들어 낸다.
때로는 열정적으로, 때로는 무심한 듯,
때로는 애타게 타자와의 감정이 뒤섞여서
인생이 그리는 무늬가
물들어 간다.
그 무늬가 비 오는 날의 수채화일지,
경이로움을 자아내는 웅장한
자연풍경
화일지,
해석이 난해한 초현실적 추상화일지는
오롯이 영혼의 자유의지에 달려있다.
섭섭하게 생각
말자
.
인생은 혼자 걸어가는 외길이기도 하거니와
그 외길 속에 만나는 타자와의 사랑도 외롭다
.
인생도 외로운데 사랑도 외롭다면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올바로 이해되어야
제대로 된 사랑을
하든
말든 하지 않겠는가?
일찍이 플라톤은 그의 저서 대화편 '향연'에서
에로스라는 주제로 당대 내놓으라는 7명의
철학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만큼 난해한 것이 에로스,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철학적 견해는
늘 둘로 나뉘어 논쟁거리를 만들어왔다.
간명히 묻는다면
"사랑이 깊어지면
둘이 하나로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인가?
둘이 둘로 오롯이 남는 것이 이상적인 것인가?"
이 지점에서 헤겔과 바디우의 견해는 극명히 갈린다.
"사랑이란 두 사람이 하나로 결합되는 계기,
또는 주관적 사랑이 우리라는 객관적 사랑으로
사유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헤겔의 사유는
사랑은 둘이 만나 우리라는 하나로 합쳐져야
사랑이 완성된다는 견해다.
반면 프랑스 철학자 바디우는
헤겔의 견해에
반대하며,
그것은 판타지 일 뿐이라고 말한다.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사유는
자유다
.
"하나의 느낌에 매혹되어 사랑이 '둘'의 자유로운
의지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망각해 버리면
이것은 사랑의 본질에 대한 배신이다."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숙고는
둘이 둘로서 오롯이 존재하는 자유다.
사랑을 통해 '하나'라는 느낌을 일시적으로
느낄 수는 있으나, 둘이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해
손을 잡았던 것처럼 둘은 지신들의 자유의지에
입각해서 손을 놓아버릴 수도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구속하고 지배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견해다.
좀 난해 하간 하지만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철학적 해석은 이렇다.
"사랑은 둘이 있다는 후사건적 조건 아래
이루어지는 세계의 경험 또는 상황의 경험이다."
풀어서 해석하면,
사랑은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둘의 사건인
것이다.
'후사건적 조건'이란
두 사람이 사랑하기 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이,사랑을 한 이후에는 전혀 새로운 경험들이
나타나 새로운 환경을 만나는 상황을 일컫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대면하는 세상은 이전의 세상과는 다를 것이다.
사랑에 빠진 그 둘은 이 세상에 주연은 오직 자신들
뿐이고, 세상 사람들은 연극의 조연일 뿐이라는
착각 상태에 빠진다. '후사건적 조건' 아래에서의
경험은 그런 상황을
말한다.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철학은
'둘'의 자유에 방점이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 둘을 하나로 환원하려는
유혹을 견뎌내야만 비로소 진정한 사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바디우의 사랑에 대한 사유다.
이를 비디우는
'사랑의 비대칭성에 대한 충실성'이라고 표현한다.
.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타자의 자유의지를
속박하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폭력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지나친 간섭
,
자식이 행하는 부모에 대한 과도한 의지,
연인들끼리의 일방적 사랑의 굴레,
부부사이의 지나친 경제적 의지와
봉사,
스승과 제자 사이의 일방적 훈육,
집단이 구성원에게 획일적으로 주입하는
일방적 이데오로기나 이념 등이 그렇다.
인생은 어차피 외로이 혼자 씩씩하게
걸어가야
하는 외길이니,
외롭고 섭섭해도 흘려보내고 마음에 담지
말아야
한다.
타자 어느 누구에게 위로 받을 생각도,
의지할
생각도 버리고 혼자 꿋꿋이
걸어간다는
생각만 굳건하다면
다가오는 사랑에 상처받지 않고 영원히
힘을 얻을 수 있다.
사랑은 어차피 둘이 만나 둘로서 오롯이
남는 것이니,사랑이 떠나 간들 무엇이 두려우며
허전하겠는가?
원래 인생길은
외로이 홀로 걷는
뚜벅뚜벅
외길인 것을.
'사랑의 비대칭에 대한 충실성'
을 받아들이고 이에
충실하면
인생이 외길이라도
늘 감미롭다.
역설적이게도 외로움을 각오하면
인생은 늘 달짝지근하고 감미롭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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