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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Mar 12. 2024

탈피하지 못하고 사유를 게을리하면 정신적으로 사멸한다

독일 화가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作,이탈리아 여행 중인 괴테의 초상화,


탈피는 괴테가 즐겨 쓰는 비유다.


괴테는 마흔 직전에 이탈리아로 떠난 여행을

인생에서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한다.


독일과 세계 문학의 거장 괴테의 인생에서는

두 번의 결정적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20대 중반에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대성공과 변호사 경력을 뒤로하고,

고향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바이마르 공국의 인재에

등용되어 10년간의 공직생활이다.


성공적인 공직 생활에도 불구하고 괴테의 내면

에서는 예술과 문학에 대한 갈증이 되살아 나고

있었다.


두 번째는 10년간의 안락한 궁정생활을 뒤로하고,

1786년 9월 3일 새벽 3시에 이탈리아로 떠난 3년

간의 여행이었다.


이때의 경험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큼 괴테의

인생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

이탈리에서 본 수많은 고전 예술품과 천 년 로마의

역사, 문학, 철학은  이후 괴테 문학의 가치철학을

확립시키는 기준이 되었다.


"즐기려고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

마흔 고개를 넘기기 전에 나는 위대한 것에 전념하기

위해 배우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


'탈피'는 괴테가 즐겨 쓰던 비유로,

그는 이탈리아에서 매일 옛 껍질을 벗어던지고

다고 말한다.


"탈피하지 못하는 뱀이 죽는 것처럼

탈피하지 못하는 인간도 정신적으로 죽는다."


뱀은 매년 1회 이상 탈피하며, 탈피하지 못하면

피부가 각질화되어 자연사한다.


인간도 구습과 고정관념에 머물러 탈피하지

못하면 정신적으로 죽는 것은 물론 물론

경제사에서도 이전의 성공을 지키지 못하고

서서히 자연사하게 된다.


괴테는 말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길을 잃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숙명인 것이고,

탈피가 없으면 정신적으로 덧없이 사라질 뿐이다"


괴테는 인생의 3낙(樂)으로

글쓰기, 와인, 여행을 꼽았으며, 이 가지 즐거움

통해 그의 문학과 예술혼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독일 문학의 자의식은 바이마르에서 태어났다."


문학사가 자크 바전은 일찍이 셰익스피어가 영국

문학에 끼친 영향 못지않게, 괴테는 독일 문학과

독일어에 막대한 영향을 쳤다고 평가했다.


"평안한 기색이 얼굴 전면에 고귀하게 어려 있었다.

시원한 그 이마는 여전히 사색에 잠겨 있는  듯했다"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괴테의 얼굴을 본

에이커만은 눈을 감은 괴테의 얼굴에서 여전히

사색을 머금고 있는 괴테를 볼 수 있었다고

기록을 남겼다.


80년 넘는 생애 동안 방대한 양의  문학작품을

인류에 남긴 괴테는 문학뿐만 아니라 신학, 역사,

철학, 과학 등 다방면으로 학문을 섭렵하며

그의 작품에 깊이를 불어넣었다.


괴테가 오늘날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인 인물인

까닭은 그의 천재적 재능이 아니라, 인생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탈피정신'과 학문적 탐구

정신으로 쌓아온 깊은 사유 덕분이었다.


탈피는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고

깊은 사유와 질문이 동반되어야 하고,

그 사유와 질문은 축적된 경험과 학문탐구정신,

그리고 꾸준한 독서 습관에서 분출된다.


태양이 부끄러워서 숨을 만큼 세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사유하고 질문하다 보면

해답을 얻기 마련이다.


좋은 사진도 뚫어져라 세상을 쳐다보며

사유하고 질문하다 보면 샷을 눌러야 할 시점과

관점이 순간적으로 포착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탈피하지 못하고 사유와 질문을 게을리하면

정신적으로 사멸한다.


Plato Won


석양노을이 저 산 너머에서 17번 홀을 비추고 있을 즈음, 나의 사유는 공을 어디로 보낼지에  가있질 않고, 홍조띤 저 석양을 어떤 관점과 주제를 정해 담을지에 골몰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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