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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Apr 08. 2024

태양을 등지지만 않으면 태양을 품을 수 있다

Plato Won 作,MTB로 동네를 어슬렁거리다,태양의 아우라는 어떤 경우에도 어둠운 곳을 밝게 비추는 그 열정 때문이다.

"한 가지 물을 네 가지로 본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로 불가의

유식(생각할 惟, 알 識) 사상에서 나오는 말이다.


물은 천상의 사람이 보면 보배로운 연못이고,

인간이 보면 마시는 물이고,

물고기가 보면 사는 집이고,

아귀가 보면 피고름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같은 대상이나 현상을 각자 다른 관점으로

대하기 마련이다.


부자의 눈으로 보면 세상 모든 것이 부지런히

노력하면 다 기회를 창출해 줄 샘물로 보이는 것이고,

빈자의 눈으로 보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장애물로 보이는 것이다.


'불안불시(佛眼佛示) 豚目豚示'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사람이 인식이란 타고난 것도 아니고

그냥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오랜 기간 생각이 행동

으로 이어져 축적된 아주 단단한 생각틀이다.


'일수사견'은 프랑스 철학자 부르디외가 말한

'아비투스(habitus)'와도 의미가 닿아 있다.


아비투스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따라서 어떤 아비투스를 지니고 있는가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격이 결정된다.


심리자본, 문화자본, 지식자본, 경제자본, 신체자본,

언어자본, 사회자본 7가지로 나뉘는 아비투스

는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축복받은 사람도 있지만

스스로의 의지와 부지런함으로 바뀔 수 있다.


부르디외는 아비투스란 일상의 경험이나 생각이

습성으로 축적되고, 그 결과 그것이 개인의 의식 속에

무의식으로 내면화되고 습관화된 계층적 취향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흔히 말하는 사람의 품격, 아우라(AURA)는

그 사람의 생각의 틀, 행동의 틀이 오랫동안 축적된

결과물이지, 연기하고 포장한다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한 번 사는 인생이고 주어진 시간도 유한한데 ,

굳이 찡그리고 푸념하고 투정하고 부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이유는 딱히 없다.


긍정에 긍정을 보태어 내 주위를 둘러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은 나를 강인하게

만들어 새로운 문을 열게 하는 고마운 기회다.


인간의 품격이란 명품으로 차려입은 외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주위환경에 대처하는

태도와 행동에서 나온다.


아우라는 생각의 품격이자 행동의 품격이다.


어제는 벚꽃이 만개한 휴일이었다.

빨강 MTB를 타고 동틀 무렵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산 위로 솟아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며, 태양이 뿜어내는 희망의 아우라(AURA)는

어디서 나올까 순간 궁금해졌다.


"태양의 아우라는 어떤 상황에서도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 그 열정 때문이 아닐까?

태양을 등지고 돌아서 있지만 않다면 희망의 빛

태양을 온몸으로 품을 수 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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