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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Aug 23. 2024

캄보디아 대운하, 경제 도약인가? 외교 위기인가?

캄보디아 국운을 걸고 운하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 운하의 이름은 '푸난 테초 (Funan Techo)'인데 이를 둘러싸고 베트남이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1. 운하 건설은 왜?

- 항구와 도로 인프라가 열악한 캄보디아는 수출입 물량의 33%를 인근 베트남 호찌민 항구를 통해 처리하고 있습니다. 항구는 국가 기간' 산업인데 다른 나라를 통해 처리하고 있으니 국가가 제대로 발전하기 어렵습니다.

푸난테초운하 착공 시작 버튼을 누르는 훈마넷 총리 부부 출처_캄보디아 총리실 X 페이지


- 그래서 훈마넷 캄보디아의 신임 총리는 얼마 전 운하 기공식에서 운하 건설에 대해 '우리 코로 숨을 쉬는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2. 운하 비용은 중국이

- 운하 건설 비용은 17억 달러 (2조 3천억 원)인데 100% 중국 자본이 투여됩니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도로교량공사(CRBC)가


1) 중국이 운하를 건설하고

2) 중국이 40~50년 운영하다가

3) 캄보디아에 돌려주는

일대일로 사업입니다.


캄보디아 국가 전체 대외채무는 약 110억 달러인데 그중 30% 이상이 중국으로 진 채무입니다. 스리랑카, 라오스 등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다가 국가 부도 사태 직전인 것을 감안하면 캄보디아의 중국 예속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3. 그런데 베트남은 왜 발끈?


1) 환경 생존권

메콩강은 중국-미얀마-태국-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순으로 흘러내립니다. 베트남은 가장 아래 지역에 있기 때문에 메콩강에 어떤 시설들이 들어서면 물 유입량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캄보디아가 건설하는 운하는 길이 180km로 3개 댐과 11개 교량, 208km 보도 건설을 포함하는 대형 사업입니다.


미국의 한 민간기구는 캄보디아 운하 건설이 건기에는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에 물부족을, 우기에는 홍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베트남 메콩델타는 국가 전체 쌀 생산량의 50%, 쌀 수출 물량의  95%, 과일 생산량의 70%, 수산물의 60%를 책임지고 있는 식량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환경 변화가 생긴다면 크나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2) 안보적인 측면

푸난 테초 운하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80km 떨어진 태국만(Gulf of Thailand)까지 연결이 됩니다. 게다가 그 은근에는 중국 해군이 실질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림(Ream) 해군 기지가 있습니다. 베트남과는 국경을 맞대는 곳이구요.


캄보디아 림 항구에 정박 중인 2척의 중국 초계함



그런데 이 운하는 폭 100m, 깊이 5.4m로 건기에는 3000t 선박이, 우기에는 5000t 선박까지 다닐 수 있는 운하입니다. 만약 캄보디아가 베트남과 이 운하를 두고 물리적인 충돌이 생기면 중국 해군이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림 해군기지에는 작년 12월부터 1300t급 중국 초계함 2척이 계속해서 정박해 있거든요


게다가 '푸난 테초'라는 운하 이름이 신경 쓰입니다. 제가 의역하면 '위대한 푸난 제국'이라는 뜻입니다. 푸난 제국은 지금의 태국과 베트남 남부를 영토로 한 대제국이었습니다. 우리 한국으로 따지면 만주와 중국 동북부를 영토로 한 우리 한민족의 고조선과 같은 나라입니다.

푸난 제국 영토

그런데 캄보디아 훈마넷 총리가


1) 중국의 힘을 빌려서라도

2) 베트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고

3) 위대한 캄보디아를 재건설하겠다


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다가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됩니다. 1970년대 중반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대학살범 폴 포트가 캄보디아 민족 (크메르족) 영광을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 옛 영토를 되찾겠다며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전쟁을 도발하다가 베트남이 2주 만에 캄보디아를 점령해 버립니다.


그때에도 폴 포트가 중국의 힘을 믿고 전쟁을 벌였는데 중국이 베트남한테 45일 만에 무차 하게 깨지긴 했거든요. 그런데 1970년대 중국과 지금의 중국의 군사력은 어마무시하게 차이가 납니다.


미국과 일본이 베트남 편을 들고 있긴 합니다만 자칫 전쟁이 일어날까 걱정됩니다. 한편으로는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자주 국가로서 항구가 필요하긴 합니다.


그런데 야당을 탄압하며 40년째 부자세습하고 있는 훈센-훈마넷 총리가 국민적 저항을 베트남과의 갈등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독재자들이 전통적으로 내부 위기를 외부와의 갈등으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수법을 많이 하니까요


* 추가로 캄보디아의 중국과의 밀착 관계에 대한 이전 칼럼들 함께 남깁니다.


https://v.daum.net/v/20240823160009620




https://brunch.co.kr/@inne79/384



https://brunch.co.kr/@inne79/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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