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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Jun 15. 2018

슬기로운 주재원 생활-1.
외국계 회사 실땅님

해외 주재원 생활은 자신이 근무하는 업종과 지역에 따라 겪게 되는 일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각 산업군의 주재원들과 술자리를 기울이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기본적으로 똑같은 어려움과 비슷한 불만 그리고 오랜 경험에 의해 비슷하게 대처하는 지혜들이 터져 나온다.


지금부터 연재할 이야기들은 철저하게 필자의 주관적이고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소비재 유통' 산업군의  '사무직 주재원'의 입장에서 쓴 것임을 감안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공장에서 근무할 때 자세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기 때문에 공장 현장을 모른 채 사무실에서 자판이나 두들기는 사람이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말씀드린다.


선진국 주재원은 해당 내용과 무관 


선진국에서 근무하시는 주재원들은 현지어가 뛰어나시지 않으면 서로 싸우다가 시다바리 되시기 일쑤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주재원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주재원은 회사의 임원'이라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처럼 선진국 주재원이라면 해당 사항 없음. 선진국에 계신 주재원들은 그네들과 서로 신경전과 직접적인 권한 싸움으로 또 다른 스트레스가 있다)




1. 담당 나부랭이 당신은 이제 외국계 기업의 실땅님이다!


한국에서 대리 나부랭이, 과장 나부랭이 밖에 안되는데 실땅님이라고?! 그럼 법인카드 마구 긁어도 되고 연예인처럼 사인하면서 결재만 해주면 되는 것이라는 말인가?! 당연히 당연히 당연히 아뉘다!


한국에서는 일개 담당일 뿐이었겠지만 해외 주재원으로 나오면 한국에서의 직급과 달리 해외 법인에서는 혼자서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아 한국에서의 임원과 똑같다. 현지인 매니저들이 올린 보고서를 검토해주고 결재해주면서 본사가 원하는 방향과 주재원 개인이 그동안 한국에서 나름 쌓아 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해주고 결정해주어야 한다.


드라마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당신은 이제 '외국계 기업의 실땅님'인 것이다.


제 3세계 국가에서 주재원이면 책임과 역할은 실땅님! 하지만 가오 보다는 해야할 일이 산더미!


 

또한 현지 직원들의 애로 사항, 고충을 틈틈이 듣고 개선해야 할 점, 본사에 요청해야 할 것들을 처리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다. 한국 본사에서 일할 때야 전날 술 만땅 먹고 다음 날 출근해서 눈도장 찍자마자 해장 라면 한 그릇 하러 사라지거나 틈틈이 담배를 불사르며 동료들과 세상만사에 대한 불만과 걱정을 토로할 수가 있다.  

그러나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순간부터 현지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고 주재원 본인은 일도 안 하고 업무 시간에 딴짓하면서 현지 직원들에게 바른 소리라며 떠들어 대면 현지 직원들이 잘 따르지 않게 된다. 자그마한 실수 하나만 하더라도 위신과 체면 깎이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가난한 집안을 책임진 소년소녀 가장의 마음


본사에서는 담당나부랭이였던 당신은 현지 직원 채용을 직접 진행하는 실땅님이 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우리 법인에 적합한 사람인지, 지금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필요한지, 새로 뽑을 사람의 급여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수 많은 것을 고려하고 면접장에 앉아야 한다.

 본사에서 일했을 때에 비하면 매출 규모는 눈꼽만큼도 안되지만 해야 할 일은 수 십 ~ 수 백 가지로 늘어나게 된다. 가난한 집안을 먹여 살릴 소년소녀 가장의 느낌! 그것이 주재원 당신이 가지고 있어야 할 마음의 자세이다!




2. 법인장 당신은 이제 한 회사의 CEO이다!


그럼 법인장은 어떻냐고? 당연히 법인장은 회사의 대표이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회사의 법인장 일지라도, 법인도 아니고 연락 사무소의 소장일지라도 그 나라에서 당신은 외국계 기업의 대표님! CEO님! 사장님!!! 인 것이다.



법인장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공무원과의 면담 자리에서의 말 하나하나가 당신의 회사를 대표하는 입장과 견해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말조심해야 하고 현지 정치적인 상황과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현지인들이 반감을 갖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만 한다.


중견 기업 이상의 법인장이면 보통 본사에서 부장급들인데 99%는 한국에서 회사를 대표해서 언론과 만날 일이 직장 다니면서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것이다. 하지만 법인장은 해외 진출한 기업의 대표로서 한국 언론과의 대면 인터뷰, 서면 인터뷰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본사 홍보 담당자와 상의해서 말하고 절대 사적인 견해라도 기자들에게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


알고 지내는 모 기업의 법인장은 한국의 C일보와 베트남 시장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베트남 사업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익명을 전제로 베트남 수출입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베트남 정부와 공무원에 대한 국내 언론사에 토로했다. 문제는 국내 유력 언론사인 C일보가 한국에서는 해당 불만을 대수롭게 않게 여기고 실명 보도를 했다가 베트남 정부로부터 합법적인 선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당해야만 했다.


한국에서 우리가 외국 기업에게 느끼는 분노, 베트남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시도록


베트남 역시 중국과 민감한 영토 분쟁을 하고 있는데 보통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남중국해'라고 부르는 곳을 베트남에서는 'Eastern Sea'라고 부른다.  마케팅 활동을 할 때 사용해야 할 지도, 해당 영역을 '남중국해라고 하거나 영토 분쟁 중인 섬을 중국식 지명으로 불렀다가는 여론으로부터 십자 포화를 받게 된다.

 외국인인데 그것까지 어떻게 아느냐고? 우리나라에서도 동해를 'Sea Of Japan'이라고 표기한 기업들에 강한 불만감을 표하고 불매 운동까지 벌이이지 않는가. 우리와 일본 간의 독도 문제를 잘 생각해 보시길.


그렇다면  베트남에서 사업을 전개하니 베트남 편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면 되지 않겠느냐고? 베트남에 해외 주재원으로 나올 정도의 회사이면 이미 중국에서는 더 크게 사업을 하고 있을 텐데 중국에서 철수당하고 싶으신가?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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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베트남 주재원이 갖추어야 할 것들

https://brunch.co.kr/@inne79/64


2부 주재원이 갖추어야 할 덕목 -2. 멀티플레이어

https://brunch.co.kr/@inne7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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