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지 꽤 오래된 듯 하지만 대부분 생산 기지로서 공장 중심이거나 건설, 토목 회사들이다. 소비재, 유통 기업들이 해외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남짓. 이 말인즉슨, 최근에 해외에 진출한 소비재 유통 회사들은 해외 새내기!! 초짜! 신삥이! 해외에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진출한다는 뜻!
한국에서 영업만 하다가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당신!! 국내에서는 일 꽤나 잘한다고 평가받던 사람이지만 10여 년 동안 영어 한 마디 안 하고 한국에서만 살다가 현지 직원들하고 영어로 일을 해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회사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왜?! 회사도 모르니까!
그나마 신경 쓰는 회사들은 발령 나기 6개월 전부터 영어 학원을 보내 주거나 현지어 교육도 시켜주는데 10년 넘게 영어 공부를 했어도 말 한마디 하기 어려운데 나이 먹고 외국어 공부한다고 늘겠는가!
이제부터 당신은 맨땅에 헤딩하면서 해야 할 일은 장난 아니게 산더미!!!
이제부터 당신이 명심하고 갖추어야 할 요소는 다음과 같다!
당신은 이제 두부김치된장참지찌개가 되어야 한다. 이런 해괴망측한 메뉴는 무엇이냐고? 내 절친이 잘 만들어주는 특별 메뉴인데 말 그대로 잡탕이다. 그런데 겁나 맛있다. 당신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이것저것 다 섞어 만든 기존에는 없는 희한한 메뉴인데 맛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한국의 소비재 유통 회사들은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초창기에 해외 주재원이라고 보내봐야 법인장 포함 1~3명. (법인장 혼자 나와서 일하는 곳도 부지기수!!!) 본사 입장에서는 해외 사업 초기에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인건비라도 줄이겠다며 주재원을 최대안 적게 보낸다. 그러다가 사업이 커지면 사람을 보내준다고 한다. 초기에 사업 정착을 위해 주재원을 많이 보내고 사업이 커지면 한국 사람을 줄이는 게 당연한 순서인데 희한하게 반대로 한다 --;
이 주재원들이 마케팅, 영업, 홍보, 인사, 총무, 회계, 감사, 재고관리... 등등 회사 전반에 벌어진 모오오오~~~~~~~오오오오든 일을 다 알고 점검해야만 한다.
물론 매니저 타이틀을 달고 있는 현지 직원들이 각 파트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한국 사람들 눈에 마음에 들게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란 참 힘들다. 한국 회사가 마음에 들게 일하는 현지 직원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은 천지신명이 도우시고 조상들께서 공덕을 많이 쌓으시면서 하나님과 부처께 기도를 많이 들였을 때에만 가능하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나라에 대해서 언론에 뭔가 잘된다는 기사 한 줄이라도 뜨면 회사에서 바로 연락이 온다. '베트남 요즘 뜬다는데 뭐하냐?', '베트남이 제일 잘 나간다는데 너네는 뭐하냐'
언론에서 해외 진출한 한국 기업들 소개하는 기사들 보면 대체적으로 해당 업체에서 홍보 차원에서 출장 일정을 지원해 쓰는 기사이거나 짧게 해외 출장 와서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해당 업체에서 내준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내보내는 기사 대부분이다.
해당 언론에 소개된 회사 주재원들하고 술자리에서 해당 기사에 대해 언급하면 현실과 다른 내용에 창피해하곤 한다. 게다가 본사에서는 개발 도상국에서 한국 제품 갖다가 팔면 무조건 대박 나는 줄 알고 비싼 해외 주재비 수당 받고 일하는 주재원들이 더디게 성과를 낸다고 생각한다.
어쩌랴.. 회사도 겪어 보지 않은 일이라 쉽게 생각하는 것을...
3부에서 계속
intro 베트남 주재원이 갖추어야 할 것들
https://brunch.co.kr/@inne79/64
2부 주재원이 갖추어야 할 덕목 -1. 외국계 회사 실땅님
https://brunch.co.kr/@inne79/65
3부주재원이 갖추어야 할 덕목 -본사와의 현명한 싸움
https://brunch.co.kr/@inne7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