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넘어

by 응시하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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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면 심리적으로 취약해지고, 내면 깊숙이 잠재된 불안이 증폭된다. 그렇게 커진 불안이 사고와 감정을 짓누르고 판단력을 흐리면, 부정적 상황이 반복되거나 그 기억을 되새길수록 견디기 힘든 고통에 사로잡힐 수 있다. 쇠약해진 마음을 추스르려 자책이나 연민을 붙잡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밀려드는 부정의 파도에 휩쓸리다 보면 자신마저 신뢰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무력감 속에서 모든 것을 불신하게 될지도 모른다. 힘든 와중에도 생존하려면 생리적인 욕구를 해결해야 하기에 일상에서 작은 위안을 얻을 수도 있지만, 불안한 감정으로 쌓은 모래성은 작은 충격에도 간단히 부스러질 뿐이다. 끝내 감정적 이상을 꿈꾸며 현실을 외면할지도 모른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일시적인 위로가 아니라 현실적인 변화라면, 과거를 받아들이되 거기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상처는 지울 수 없지만, 그 상처를 가리려고만 하면 현재가 아닌 과거를 위한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쉬운 다짐은 아니지만, 과거를 발판 삼되 과거의 자신은 과거에 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때때로 어두운 기억에 사로잡혀 금세 흩어질 차가운 허상에 집착할 수도 있으나, 지금 자신의 욕구를 충족해야 자기 내면을 더 깊이 보듬어갈 힘을 얻을 수 있다. 변화는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한 발 내디뎌 그 두려움을 딛고 나아가면 사고와 감정의 깊이도 한층 더 유연해질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이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달려 있기에 만족하는 나를 바란다면 스스로 자기감정과 욕구를 존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2024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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