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질 때 아름다운 것

by 응시하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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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햇살이 은은히 스며든 꽃들 사이로, 흰 나비 한 마리가 가녀린 날개를 펄럭인다. 앙증맞은 이 작은 생명체는 부드러운 빛 사이를 우아하게 살랑거리며 아련한 풍경에 반짝임을 더한다. 날갯짓이 이어질 때마다 산뜻한 순간이 한층 더 깊어지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나는 그 나비의 몽환적인 선에 이끌려 조심스레 다가간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그 고운 자태를 눈에 담으려 한다. 그러나 내가 한 발을 내디딘 순간, 나비는 불규칙한 궤적을 그리며 빠르게 멀어진다. 마치 나에게서 달아나야만 하는 것처럼, 날아가 버린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멈췄다.


나만의 작은 행복을 위해 마음속에 나비를 잡아두려 한 탓에, 눈앞의 바람이 사라졌다. 멀어지는 나비를 조용히 바라본다. 햇살 속으로 사라지는 나비를 따라 마지막 빛무리가 흩어진다. 나비의 마음은 알 수 없지만, 그렇기에 이제는 더 다가가지 않을 것이다. 나비는 내가 어떻든 자기만의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나도 나만의 세계에서 그 나비를 바라만 보면 될 뿐이다. 내 바람은 채우려 하기보다 그저 바라는 채로 둬야 하는 바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결국 떠나겠지만, 멀리서 바라본다면 그 찬란한 순간을 조금은 더 오래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오늘도, 내일도 나는 조용히 바라볼 뿐이다.


2024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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