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분명 원인과 결과가 있지만, 그 관계를 온전히 꿰뚫어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심지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언제나 명확한 인과로 이어져 보이지는 않는다. 한 개인의 관점과 상황에 따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고, 사람마다 자기 위치와 가치관이 다르기에 같은 현상이라도 원인과 결과를 전혀 다르게 바라보기도 한다. 우연히 사고와 감정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세세하게 따져보면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고, 그런 다른 생각을 바탕으로 비슷한 결과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사람은 혼란이 중첩된 현실을 마주할수록 자기중심적인 해석에 매몰되기 쉽다. 상대방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실은 자신이 편해지는 방향으로 사고와 감정을 굳혀가는 과정에서 잠시 상대방을 위하는 척을 해본 것일 수도 있다. 때로는 이런 혼란을 외면하고자 연민이라는 동굴로 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떤 행위를 한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이해에 닿을 수는 없다. 사람은 어디까지나 생각하고 보는 것에서 해답을 얻기에, 인간 본질 너머에서 비롯된 사회 역학까지 통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무언가를 이해하거나 올바르게 생각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행복해지려면 어떤 사고와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가능하다면 자기 가치관 내에서 옳지 않은 생각을 줄이고, 설령 그런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깊게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대신 작은 기쁨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기쁨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견한 긍정의 순간을 주변 사람과 나눈다면, 그 만족으로부터도 또 다른 긍정의 힘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사회적 이해나 인정이 아닌 스스로 기쁨과 만족을 얻는 고민에 집중하는 것이 세상의 불확실한 인과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올바른 생각이 아닐까 한다.
2024년 04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