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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탐험가 Jun 19. 2024

독서모임에서 중요한 것들

(feat. 루트 리밋리스)

애정하는 독서모임이 있다. 동탄에 있는 ‘북클럽 루트’에서 열리는 ‘리밋리스 자유독서 클럽’. 내가 참여하는 모임은 루트의 대표인 다미님이 클럽장이다. 루트는 다미님의 집 거실에서 시작되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후 우울감에 빠졌으나 남편 분의 제안으로 독서모임을 시작하면서 점차 회복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루트는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더 나은 나, 더 나은 우리'를 만들어가는 독서모임을 꿈꾼다. 루트 자체가 성장하는 플랫폼이다. 거실에서 출발한 모임이 따로 공간을 열었다. 매달 새로운 모임이 열린다. 원년 멤버 중에는 현재 클럽장으로 활동하시는 분도 있다. 책을 읽는 한 사람이 여러 사람들을 모으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멋져 보여서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이 모임에 나가게 된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집에서 가깝다. 장소가 조용하고 아늑하다. 3시간 동안 모이는데 주차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소소하게 인테리어가 바뀐다. 시그니처 거울 사진찍을 때 기대된다. 커피도 맛있다. 모임에 집중이 잘 된다. 그런데 내가 독서모임을 선택할 때는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들이 있다.


독서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멤버들의 케미이다. 멤버들 간의 관계는 서로 어색하지 않을 만큼은 느슨한 편이 좋다. 사람들끼리 친해질수록 모임에는 독이 된다. 몇 년 전에 지인들과 독서모임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친할수록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 조심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면 갈등이 있게 되고, 감정 대립을 하다가 모임을 떠나곤 한다. 모임 자체가 휘청거린 적도 있었다. 또, 만약 멤버들이 너무 친해져서 고인 물 처럼 된다면, 새로운 멤버는 소외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자기들끼리만 아는 이야기를 하는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뒤풀이를 하고 사교가 중심인 독서모임은 선호하지 않는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정도만 친하면 된다. 루트 리밋리스는 딱 그런 모임이다.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서먹할 수도 있지만, 책에 대해 말하자면 2박 3일도 갈 것 같은 그런 모임이다. 그런데 한 시즌이 3개월이기 때문에, 시즌이 끝나면 멤버가 교체되기도 한다.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된다. 멤버들도 책임감 있게 나눔을 준비해 오는 편이다. 참가비가 좀 높은 편이라,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모임에 잘 빠지지도 않는다.


또 독서모임은 클럽장이 중요하다. 클럽장은 모임의 준비와 진행을 담당한다. 겉보기엔 큰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부담이 된다. 장소를 세팅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다. 우선 멤버들을 모아야 한다. 그들이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책임져야 한다.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분위기를 못 만들면, 내가 진행을 해야 한다. 지정독서인 경우에는 그 책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유 독서의 경우는 멤버들이 말하는 책이 어떤 책인지 정도는 알고 있는 게 좋다. 세상 모든 책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최근에 어떤 책을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유명한 고전에는 어떤 게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하다. 이야기의 흐름을 항상 지켜보면서, 불편함을 무릅쓰고 화제를 제자리로 돌려야 한다. 그러니 독서모임을 연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다미님 리밋리스 모임은 신청 당일에 Sold Out이 뜬다. 경력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모임 진행도 잘하시고, 책 소개도 잘하신다. 재신청율이 높은 이유일 것이다.


다음 시즌 신청이 시작되었다. 재빨리 신청을 완료했다. 지난번에 신청 못해서 참여 못할 뻔했는데, 취소자가 나타나서 겨우 들어간 적도 있어서 이번에는 좀 서둘렀다. 루트 리밋리스에 작년 10월부터 참여하기 시작했으니, 이번시즌까지 하면 딱 1년이 된다. 루트에서 개근상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시즌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어올까? 수십억의 사람, 수백만 권의 책 중에 어떤 인연이 생길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가 된다.


+추가

루트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https://bookclubroot.imweb.me/


안녕하세요! '마음탐험가'입니다.
동탄에서 고전 독서 모임과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모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트리로 와주세요!
https://linktr.ee/inner._.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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