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정말 모순덩어리군요.
이게 저인 걸 어떡해요
단점이 발견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기계 수리하듯 고치는 게 일상이었다. 나의 단점은 나라는 사람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결함이라 여겼다.
하지만 그것이 마치 성형중독에 걸리듯 고쳐도 고쳐도 끝이 나지 않는 자기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고, 현재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중이다. 부족함 투성이인 채로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다.
단점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다보니 이제는 누군가 나에게 ‘당신의 단점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이제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남들 보기에는 내 일부가 단점일 수 있지만 이제 나에게는 더 이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신의 강점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어느 때에는 긍정적으로 발휘되던 것이, 상황이 달라지면 언제든 나 또는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면이 아닌 도형이다
나는 내가 두 가지 면을 가진 양면색종이 같다고 생각했다. 단점과 장점, 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으로 양분화된 사람으로 말이다. 장점은 못 드러내서 안달이었고, 단점은 꾸역꾸역 숨기거나 고치기 바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을 내려놓은 순간 내가 아주 다양한 면을 가진 입체 도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대상도 바라봐도 보는 방향과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으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을 수 있다는 것. 또는 그때는 틀렸는데 지금은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섬세하면서 둔하고 밝지만 조용하고 겁이 많지만 도전적이며 낯은 안 가리지만 부끄러움은 타는 그런 모순 덩어리. 이게 그냥 나였다.
아마 당신도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가진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많을 것이고, 밝게 빛나는 모습 뒤에는 칠흙같이 어두운 면도 함께 공존할 것이다.
앞과 뒤, 좌와 우,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바라봐주는 것. 그것이 나를 수용하고 사랑하는 첫 시작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