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니 Aug 21. 2024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리뷰

20세기 영미문학작가들을 중심으로 보기

 

    감상적인 분위기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보는 만큼 보인다는 게 맞는 말일까, 영문학을 전공한지라 다른 등장인물들은 피카소나 달리와 같이 유명한 인물들밖에 못 알아봤지만 영문학 작가들은 반가운 인물들이 많이 보여서 보는 맛이 솔솔 했다.

 일단 제일 유명한 인물로는 유럽, 특히 파리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다는 F. 스콧 피츠제럴드와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등장한다. 사진에서 본 대로 멋쟁이 신사 같이 표현되는 피츠제럴드와 그의 뮤즈 젤다. 헤밍웨이는 무뚝뚝한 상남자처럼 묘사된다. 그는 그런 그의 성격처럼 특유의 간결한 문체(하이보일드)로 사랑받았다. 또 "모든 미국 문학은 마크 트웨인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말을 남긴 적이 있는데, 영화에서 주인공이 그 말을 헤밍웨이에게 말하는 위트. 피츠제럴드와 헤밍웨이 이 둘을 "잃어버린 세대(the lost generation)"라고 처음으로 명명한 거트루드 스타인도 등장한다. 걸걸한 상여자(?) 스타일의 여사였다는 말을 듣고 상상했던 이미지랑 꼭 맞아떨어져서 또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얼굴은 나오지 않지만 T.S. 엘리엇도 등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유명한 시구가 등장하는 《황무지(The Waste Land)》를 지었으며, 객관적 상관물이 처음 등장하게 만든 《J.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The Love Song of J.Alfred Prufrock)》 를 지은 시인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프루프록의 연가가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시라며 반가워한다. 마지막으로 윌리엄 포크너도 지나가는 말로 언급이 되는데, 역시 얼굴은 등장하지 않는다. 파리에는 아주 잠깐 머물렀으며 대체로 미국에서 활동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니면 엘리엇은 미국 작가인지 영국 작가인지 의견이 분분해서 얼굴이 안 나왔나?)

 아무튼 20세기 영미문학을 밝혀준 작가들이 여럿 등장해서 반가웠던 영화였다. 문학사뿐만 아니라 미술사나 음악사를 중심으로 봐도 재밌을 거다. 아니면 그냥 영화 그 자체로 즐겨도 충분히 매력 있을 영화.

이전 05화 영화 《아바타》 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