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서비스 기획자의 여러 핵심 역량 중 하나이다. 나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도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기획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하며 그들을 조율한다. 또한, 자신의 기획서를 들고 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켜야 할 때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글을 쓰는 일은 매우 어렵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이메일, 슬랙, 보고서, 기획안, 제안서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다양한 종류의 글을 쓴다. 우리는 매번 머리를 쥐어뜯게 된다. 심지어 나는 피그마에 코멘트를 남기는 일이나 슬랙에 답장을 할 때에도 오랜 고민과 몇 번의 수정을 반복한다.
글쓰기의 어려움과 두려움을 극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부딪혀보면서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부딪혀보기 전에 잘 부딪히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글쓰기'의 바이블 같은 책인 '유시민의 글쓰기특강'을 읽었다. 책에서 말하는 핵심은 3가지이다.
1.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2.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3.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회사나 조직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실무를 하다 보면 기획자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논쟁하는 경우가 꽤 발생한다. 특히 "저는 이게 더 이뻐요"와 같은 주장을 한다면 말문이 턱 막히고 감정이 상할 수 있다. 이러한 논쟁은 취향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사실 "저는 이게 더 이뻐요"와 같은 주장은 주장으로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반박할 수 없다. 누구나 미적 취향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단순한 취향 고백과 논증해야 할 주장을 분명하게 구별해야 한다.
이러한 구별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주장이 사실에 기반한 근거를 제시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논증이 없는 주장은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설득과 공감은 고사하고 기본적 소통과 교감도 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가 상대방의 주장에 반박을 할 때나 나의 주장을 피력할 때 모두 사실에 기반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제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전달하려는 주장과 주제에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관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목적에 맞게 논쟁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의 핵심 3가지의 원칙을 숙지하며, 다양한 책을 읽고 글을 많이 써보면서 글쓰기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한다.
기획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따라온다. 커뮤니케이션이란 말로 하든 글로 하든 상대방의 감정이나 이성을 자극하는 행위다. 그래서 최대한 감정이 아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잘할 수 있는 역량이 논리적인 사고 능력이다. 이 책은 글쓰기와 논리적 사고를 밀접하게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을 하면서 뿐만 아니라 삶 속에서도 글을 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목적이 어떠하든 장르가 어떠하든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과 교감하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글쓰기 능력은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겠다고 다짐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부딪혀보기로 했다.
[출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생각의 길,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