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평일 아침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사람들에게 치이기 시작한다. (나 또한 누군가를 치어 가며 나아간다)
일터에서는 매 시간 치고 받는 과정의 연속이다. 어둠이 가득 차오른 시간이 되어서야 아수라장을 간신히 벗어난다. 고단하다. 아무에게도 치이지 않을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자 반사적으로 몸부림을 친다.
나는 스스로 감옥에 들어간다.
그렇게 스스로를 철창에 가두고 나면,
잠시간 달궈진 동체를 다스릴 시간이 생긴다.
쉬익, 쉬익, 라지에이터 같은 소리를 내며.
철창
사이로
가을 바람이 은근하게 지나간다.
분명 이렇게 가을 바람이 불어 오고, 사람이 반갑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학생 때는 이맘 때 쯤이 시험기간이었던 것 같다.
식어가는 공기를 밤새 술과 이야기들로 뎁혀가며 가을을 났었다.
그 때는 분명 사람이 좋았었던 것 같다.
가을 바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가 누구인지는 알 것 같았지만, 왜 우리가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흠칫 놀라며 서로 제 갈길을 간다.
철창 속의 공기가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