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달의 뒷면에 홀로 떨어져 있었다.
사람도 사랑도 중력도 없는 공간에는 북극의 빙하가 얼기 시작할 무렵부터 건조한 단어들만이 먼지처럼 떠돌고 있었다.
나의 목소리는 의미를 담은 무언가가 아닌 공허한 울림으로서 그저 먼 곳을 향해 번져 나갔다.
메아리는 광택을 잃은 거울처럼 무엇도 돌려주지 않았다.
반짝이는 무언가에 관해 생각했다.
아주 오랜 시간 생각할 것이 필요했다.
너의 작은 어깨라든가, 나를 바라보던 눈빛.
끌어안았을 때의 부드러운 감촉과 안심하게 만드는 목소리.
부끄러움을 담은 표정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미소 같은 것들.
이곳은 먼 미래 혹은 아득한 과거 같은 곳이니까,
아주 오래 기억하고 생각해야만 했다.
그렇게 삶은 이어지고, 언젠가는 내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