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적 꿈 꾸기

by 노엘

매일 꿈을 꾸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어쩌면 나는 매일의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를 의식하며 잠에 든 뒤로부터는 희미하게나마 꿈이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 현실 반영적 무언가를 찾으려 해도 그런 메시지는 전혀 없다. 대체로 개연성 없는 두서없는 일들이 펼쳐지고 의식과 전의식의 경계에서 감각이 모호해져 눈을 떠 보면 침대 위에 옆으로 누운 채 올려진 나의 팔이 보인다.


이 짧은 순간은 몹시 비현실적이어서, 마치 타인의 육체에 잠시 영혼을 빌려 들어와 바라보는 일인칭 시점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1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현실을 인식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 역시 꿈이었구나. 조금 더 자야겠다. 하고.


집 앞의 풍경은 왠지 돌아가신 조부모님의 집 앞과 닮은 풍경이었다. 원래는 상당히 시골이었는데, 꿈속에선 왠지 서울의 골목 풍경 사이에 합성해서 넣어둔 것 같은 그런 그림이었다. 나는 늦은 밤 외출을 하는 중이었고, 집 앞에선 광고인지 영화 촬영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아 또 깡패 같은 촬영팀들이 허가도 없이 길을 막고 촬영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던 찰나에 컷 사인이 나왔고, 처음 보는 디자인의 차량 옆엔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남자 배우가 서 있었다. 그는 잠시 뒤를 돌아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무심한 표정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아무래도 차량 광고였는지 배우가 빠져나간 자리 옆 골목에 차가 그대로 주차된 채 서 있었다. 누구라도 불러야겠는데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이상하게도 주변 어디를 보아도 스태프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어떠한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조금은 미래의 일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밤중임에도 눈부시게 빛나는 청록색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차였기 때문이다. 차에 제법 관심이 많은 나도 완전히 처음 보는 디자인이었다. 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는 결심한 듯 그 차를 접이식 우산을 접듯이 접어서(?) 그대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이제 어쩌지 하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신용카드를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고 만다. 아- 분실신고 해야겠네, 귀찮게 됐군. 대체로 이런 꿈이다.


모든 것이 선명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확실하고 생각의 가동 범위 내에서 일들이 행해지는 것을 원한다. 일종의 행복과 불행의 평준화. 상상력이 결여된 우울 같은 것이다.


매일 특별할 수는 없다. 도착 지점 앞에는 또 다른 골이 항상 보인다. 영원한 반복이다. 말려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그럼에도 새로운 경험만큼 좋은 것은 없다. 모순되지 않은 삶 같은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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