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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엘 Sep 16. 2023

너의 목소리

구속 시간이 긴 촬영이 한동안 이어지고 있다. 집에 돌아오면 새벽 한 두시 정도가 된다. 아직도 나흘 이상은 일정이 남았다. 다행인 건 반 이상 했다는 점 정도.


무척 오래간만의 감각이다. 적어도 예전엔 이런 일들이 조금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 수많은 불안감에 새벽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곤 했다.


여름이 지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행복과 불안, 슬픔이 뒤섞여서 마치 오래전의 위태로웠던 나의 모습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우습게도 어설펐던 모습에서 조금도 변한 게 없었다.


열대야는 어느새 그늘 속의 그림자처럼 사라진 상태였다.


밤이 되자 지난날의 목소리와 얼굴이 떠올랐고,


나는 심호흡을 한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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