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짓한 사이 많은 일들이 변했다. 스튜디오의 환경에도, 나를 둘러싼 모든 거리의 공기가 달라졌다.
수 년여간 상실 되어있었던 마음의 조각 같은 것들이 달그락달그락 제자리를 찾아가는 소리를 냈다.
소리도 없이 많은 것을 잃어가고, 사라진 줄도 모른 채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언젠가의 계절이, 손을 내밀면 닿을 만큼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이따금 나의 일이 아닌 것만 같은 행복한 순간에 오히려 불안감이 앞서기도 한다. 상냥한 말 한마디에 구원받기도 한다.
여름의 끝과 가을의 사이, 지금까지 어떠한 기적도 없었던 틈새의 시간이 새롭게 다가왔다. 오랜 저주라도 풀린 것처럼, 제법 행복한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