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로댕주(Rodin酒)라는 벨기에 IPA 스타일의 맥주가 있다. 풍부한 과일향이 아주 매혹적인 반면 도수가 9도로 아주 높아 섣불리 들이댔다가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는 무시무시한 음료이다. 그래서 아주 조심스럽게 200ml만 마셔야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
아주 오랜만에 집에서 로댕주 반 잔 마시는데, 초파리 두 마리가 빠져 버둥거리고 있었다.
효모가 만들어낸 에스테르가 초파리를 끌어들인 것이다. 효모는 초파리 다리에 붙어 번식을 위한 긴 여행을 떠나고 싶었는데....
효모의 계획은 실패하고 초파리는 죽고 난 맥주를 버렸다.
공생해야 할 우리가 공멸해 버렸다.
우리 공생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