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CC를 하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봄 햇살이 내리쬐는 그날에 그들은 나름대로의 세상에서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그런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들의 봄은 꽃샘추위 속에서도 따뜻했고 뜨거운 여름 그 누구보다 더 뜨거웠다. 도서관에서도 식당에서도 강의실에서도 그들의 대화는 달달했고 그들의 몸짓과 손짓은 서로에게 어찌할 줄 몰라 어수선하기까지 했다. 그 달콤함에 빠져 그들은 서로를 더 찾고 헤어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였다.
풋사랑의 비애인지 뜨겁게 사랑했던 여름이 지나면 그들의 반 이상은 헤어지고 괴로운 날들을 보내곤 했다. 서로가 얼굴조차 마주하지 않는 원수가 되어 버리고 다시는 사랑 같은 건 특히 CC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다 겨울이 오면 외롭다며 새로운 달콤함을 찾아간다.
이 맥주가 그렇다. 달콤한 흑맥주의 대명사인 밀크스타우트로 너무 맛이 있어 취하는 줄 모르고 마셔댄다. 그러다 너무 달렸구나 생각하는 순간 그 달콤한 꿈에서 깨어 숙취에 시달리며 지난 시간들을 후회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그 맛을 못 잊어 다시 찾아오게 된다. 그래서 이 맥주의 이름은 CC (Campus Couple)
맥주 양조 시 효모가 소화시키지 못하는 비발효당인 유당을 첨가해 달콤함을 높이고 검은 맥아에서 나오는 커피 향과 진한 초콜릿향이 아주 두드러진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때 도서관에서 잠을 쫓지 위해 마시던 커피는 CC들에겐 달콤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 시간을 내어주는 사랑의 묘약이었으리라.
이 맥주는 쇼팽의 에튀드 작품 번호 10-3과 잘 어울린다. 로맨틱하고 가슴 두근거리는 선율은 감정에 탐닉하고 싶어 진다. 이별의 곡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그때의 사랑의 감정과 이별에 대한 감정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곁들여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좋은 책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레시피는 아래와 같다.
몰트
페일 : 4.5kg
chocolate : 0.34kg
roasted barley : 0.34
caramel 10L: 0.23
Lactose : 0.5kg
홉
할러타우 미펠 : 28.4g
이스트 : Safale US-04
68도 60분 당화
og : 1.060
fg : 1.020
abv: 5.3%
IBU :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