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은 정교함이 아니라 신뢰에서 발생합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다 보면 부족한 점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 없고 직원들은 각자 이해관계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세부 규칙들이 더해지고 복잡해지게 됩니다. 제도의 목적은 뒷전으로 빠지고 각자의 관점에서 세부 규칙들을 판단하게 되어 불만이 쌓일 포인트는 더 많아집니다.
평가나 보상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KPI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점수화하고 그 때 그 때 중요하다 생각하는 평가지표도 더하고 2차 평가자의 가/감점을 두고 평가자 성향 제거를 위해 표준편차까지 사용하지만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은 내가 왜 이런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평가의 정교함을 위해 세부 규칙을 계속 더하지만 평가를 하는 목적은 사라지고 모두가 이해하지 못하는 평가 제도가 생겨나게 되는거죠.
공정은 제도의 정교함이 아니라 신뢰에서 나옵니다. 평가의 공정성은 피평가자의 수용성이며, 수용성은 얼마나 평가자를 신뢰하는지가 핵심입니다. 정교함은 공정성 시비를 벗어나 뒤로 숨기 위한 용기없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목적을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평소 솔선수범하며 구성원과 수시로 대화하고 피드백하며 성과 기준에 대한 눈높이를 맞춰가며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공정한 평가입니다. 복잡한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기 보다 어떻게 하면 상호 신뢰를 더 쌓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더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