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간 관리자가 사라진다?
조직관리 분야에서 이보다 더 자극적이면서도 현실적인 화두는 없을 겁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관리 계층 축소를 단행하며 대규모 인력 감축 소식을 전하고 있죠. 이러한 변화 속에서, 협업 툴이 소통을 대체하고 AI가 코칭까지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중간 관리자 무용론까지 제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 진짜 핵심은 다릅니다.
슬랙이나 노션과 같은 디지털 툴은 정보를 단순히 '노출'할 뿐입니다. 리더는 그 정보에 의미를 부여하고, 연결을 만들어주는 사람입니다. 단순히 수치나 업무 진행 상황이 아니라, 이 일이 왜 중요한지, 전사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지금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등의 "맥락"을 팀에 전달하는 사람이 중간 관리자입니다. 이 역할이 부재하면 팀은 방향을 잃고 에너지가 흩어지게 됩니다.
AI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분석하고 전달합니다. 그러나 코칭은 단순히 '무엇을 하라'는 조언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팀원이 느끼는 감정을 읽고, 고민의 맥락을 파악하고, 상황을 함께 해석하며,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돕는 ‘심리적 협업 과정’입니다.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읽고, 개인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성장 코치'의 역할은 여전히 중간 관리자의 몫이죠.
결국, 진짜 문제는 '중간'이라는 위치나 '역할론' 자체가 아니라, 이러한 본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무능한 관리자'가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입니다.
AI 시대는 무능한 관리자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AI가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를 자동화할수록, 관리자의 역할은 더욱 '인간적인 리더십'으로 고도화됩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복잡한 문제의 맥락을 연결하는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죠.
조직은 이제 중간이라는 위치를 넘어, 실력이라는 본질에 집중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중간 관리자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새로운 시대에 맞춰, 새로운 리더십으로 진화해야 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