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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engwriting Jan 13. 2022

One 하나, Single 혼자

오늘도 바닷가로

모래사장을 하염없이 따라 걷다

어지간히 걸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른 모래를 찾아 앉는다.


정면으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을

눈이 시리도록 가득 담고

아침 햇살과 바다향을

깊게 마시고 내쉰다.


살며시 눈을 감고

바다가 전해주는 소리에

잠시 집중하며 귀 기울이다

목과 어깨를 스트레칭하며 눈을 뜬다.


와~ 시원하다!

넘~ 아름답다!

아~ 행복하다!

떠오르는 탄성을 조용히 뱉어본다.




한참 동안 바다를 보고 있자니

물속에 그대로 뛰어들고 싶은 생각에

잔잔해진 마음이 일렁이며

유혹이 출렁인다.


그럴 때면 매번 찾아오는

갈매기 한 마리

눈에 들어와

유혹을 흩트린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담고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갈매기는

걷기도 하고 잠시 멈춰 서기도 하며

바다를 즐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만 보는 나를

마치 비웃듯 갈매기의 걸음은

당당하고 예쁘다.


바다를 바라보던 나는

어느새 어미새 마음으로

물장난 치는 갈매기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본다.


잔잔히 밀려오는 물결을

걸어 다니며 놀던 갈매기가

높게 밀려오는 파도에 놀라

날개를 펼친다.


훌쩍 날아오른 갈매기는

옆으로 쭉 날아가다

방향을 돌려 다시 돌아와서

그대로 무심히 날아가버렸다.


멀리 가버린 갈매기를 포기하고

다시 바다를 바라보다 문득

'내가 혼자여서 혼자 노는 갈매기가 눈에 잘 들어오는 걸까?'라는

실없는 생각에 웃으며 모래를 털고 일어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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