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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engwriting Oct 12. 2021

막다른 길

길을 걷다 보니 막다른 길이다.

이 길 끝에 다다르면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선택을 해야 한다.


막다른 길로 다가갈수록 신기한 소리가 많이 들린다. 빽빽이 나무들로 막아선 숲 속에는 많은 새들과 벌레들이 터를 잘 잡은 모양이다. 숲 속은 잘 보이지 않기에 호기심도, 두려움도 함께 생긴다.


문득 눈앞에 다가오는 막다른 길이, 살아온 길에 마침표를 찍고 서서 고민하는, 나의 현실과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싱겁게 웃어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막다른 길 끝에 도착해 멈춰 섰다. 여기서부터는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주춤주춤 목을 내밀어 양쪽 길을 살펴보는 동안 숲 너머에서 새와 벌레들의 노랫소리가 꾸준히 들려온다. 이 길에 도착한 보상인 듯 숲에서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는 정겹다.


막다른 길이라 더 이상 앞으로 갈 수는 없지만, 이 숲을 끼고 왼쪽과 오른쪽으로 길이 나있으니, 정겨운 자연의 소리와 함께하는 길이라면 어느 쪽으로 걸어도 괜찮을 것 같다.


오늘은 왼쪽으로, 내일은 오른쪽으로 걸어보자고 마음으로 왼쪽 길로 방향을 잡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나는 일차 마침표에서 자유와 여유를 얻었다. 앞으로 나타날 여러 갈래의 길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걸어보자. 지금 마음처럼, 선택처럼…


이사 온 동네를 구석구석 탐험하듯 나의 인생도 이렇게 천천히 알아가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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