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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aengwriting Apr 14. 2021

편두통

짧은 글

두통이 온다.

점점 심해진다.


머리가 아파 눈을 뜰 수 조차 없다.

나의 발걸음에도 머리가 울린다.

어떤 움직임 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무엇으로 인해 시작되었는지

잊힐 만큼 심한 고통 속에

두통약 2알 먹으며 애원한다.


이 고통이 사라지게 해 달라고

모든 걸 잊게 해 달라고

빨리 잠들게 해 달라고

눈조차 뜨지 못하고

제발, 제발을 되뇐다.


무겁다.

깜깜한 암흑이 모든 것을 짓누른다.

뱀파이어처럼 어둠 속에 몸을 숨긴다.

순식간에 모든 것을 

통째로 삼켜버린 두통에 질식되어

눈을 감고 흐느낀다.


편두통은

그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작은 울음도

몸의 떨림도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아픔만 커갈 뿐이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숨소리 조차 죽인다.


이러다 죽겠다.

이러다 죽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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