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경력차의 빛이 나는 SOLO, 아 물론 그 SOLO 말고요
'혼자'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외로운 단어 일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익숙한 단어다. 무엇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난 늘 "혼자 놀기"요. 평소에 집에서 뭐하냐고 물으면 "아 저는 혼자 살아서"라고 인트로를 늘 깔아왔던 내게 '혼자'라는 단어는 익숙하다. 진정한 빛이 나는 솔로랄까 ^^ 물론 내가 원하는 그 솔로는 아니다. 다른 의미의 솔로다. 독립적으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한 솔로 말이다.
10년 전,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 혼자라는 게 내겐 익숙하지 않았음이 틀림없다. 낯선 공간에서의 어색한 사람들과의 벽을 깨기도 해야 했고, 애써 어색하지 않은 척 머쓱하게 내밀어야 했던 친목의 손길이. 적극성이 필요했던 상황이었기에, 찐따같이 공부만 했던 중학교 시절과는 달라져야 함을 격하게 느꼈다. 그래서인지 그때부터 이상하게도 혼자 쭈그리고 있었던 중학교 학창 시절과는 다르게 먼저 손을 내밀고 말을 거는 성향이 되게 늘어났다. 지금에는 당당하게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나는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게 어색하지 않다" 에다가 YES를 누르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내게는 혼자라는 삶이 길고 긴 경험을 거쳐 새로움에서 익숙함으로 변해왔고, 그렇게 서서히 자리 잡아 왔으며, 어느 정도 성격적인 것에 있어서도 수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음이 절실히 느껴지고 있다. 인생의 경험이라는 게 이래서 중요한 건지, 이래서 변화가 필요한 삶이 때로는 나쁘지는 않은 건지 라는 것이, 도전이 나쁘진 않은지 문득 변한 내 성격을 볼 때면 경험의 가치가 매우 중요함을 요즘 느끼고 있다. (물론 속내는 내성적이지만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직장생활에서 나는 이 경험과 경력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경력이라는 것은 늘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게, 약 2년 차가 된 지금 나의 직장생활은 10년 차가 된 혼자만의 유학생활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물론 1년 차였던 과거의 나보다는 어느 정도 경험치가 쌓여서 좀 더 자신 있게 말을 걸고, 좀 더 다른 아재들(?)과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슬슬 이제 익숙해져 가는 모습이 내게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혼자 살아왔던 유학생활보다는 자신 없는 것은 사실이다. 친구가 "야 나 이제 독립하려고 해"라고 문득 연락이 왔을 때, 자신 있게 "집 알아보는 거 도와줄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라는 이 자세는 거의 무슨 회사 과장급 이상의 태도와도 다름이 없지만. 아직 직장생활에서 누군가 물었을 때, "아 글쎄요.." 음 하고 시작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면 정말 경험이라는 것은 중요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때때로 높은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성격 탓에 자신감이 부족한 주변인을 볼 때면, 문득 내가 정말 도전을 하길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안주하는 그 자세는 안정감을 준다고 누군가에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더 많은 노력과 도전이 인생에 깃들어져야만이 내 삶이 더욱 발전하고 더 경험이 쌓이는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자꾸 느껴지기 때문이다.
회사 업무로부터 아직까지 두려움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없는 지금. 10년이라는 빛이 나는 독립적 삶과는 다르게도 아직은 조금은 두렵고 무서운 사원의 삶이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시작했던 모든 일, 직장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 후에 도전하는 것들에 있어서 쌓이면 쌓일수록 내가 더욱 빛이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자꾸 다지고 다져야만이 나는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또 도전해보고 싶다. 다른 도전을 유지해야만 하는 지금의 삶에서 :) 조금 더 맘을 다잡고 싶어서 내 유학생 일기장에 이 말을 꼭 쓰고 싶었다 ㅎㅎ 그래서 결론은 비록 어려웠을지는 모르지만, 힘들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길고 길었던 노력과 수많은 금전적 투자가 필요했던 내 10년 간의 유학의 삶은 빛이 나는 진정한 독립적 자아. 솔로로 거듭나게 해 주었던 가치 있는 일이었음이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삶에 큰 빛이 돼주신 부모님께도 매우 감사하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