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변> 15화
삶의 중요한 비밀이 있다면 그건 아마 두 가지가 아닐까.
하는 것과 계속하는 것.
처음에는 하지 않아도 된다. 흥미를 가지는 것도 좋고 정보를 탐색하는 것도 좋다. 떠벌리는 것? 역시 좋다. 나는 탐색도 너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시작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작하는 건 조금 다르다. 당신이 낯선 곳으로 가버리는 일이 된다. 충분히 두렵고 숨 막히는 순간이 다가올 것이다. 생전 처음 딛는 바닥이 탄탄한지 허벅 인지도 모르는 채 나가야 한다. 하지만 시작을 했다면 우선 성공한 것이다. 해보지 않는 것과는 천지차이가 된다.
'하다'와 '하지 않다.' 사이는 on off와 같아서 어중간한 지점이 전혀 없다. 일단 '하면' 시작한다는 목표는 확실하게 달성한 것. 매일 아침 다짐하는 다이어트든 새해마다 시작하는 금연이든 일단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당신을 너무 칭찬하고 싶다.
나도 뭔가를 시작하면 스스로 무척 의기양양해하곤 한다. 얼마나 큰 일을 한 것인지 스스로를 너무너무 칭찬해 주고 싶다. 이런 나의 마음가짐이 결과물의 완성도를 떨어뜨릴 수는 있겠지만 일단 아무거나 시작하고 반복해 그만두고 같은 일을 다시 시작하더라도 가슴을 펴도 좋지 않을까. 그다음은 언제가 되었든 한 번이면 족하니까.
계속하는 것이다. 시작한 것을 계속 같은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바로 두 번째 비밀이다.
당신이 굴리는 바위는 처음에는 조금 작을 수 있다. 간단하다. 가야 할 목표도 가깝고 경험이 쌓이지 않은 서툰 근육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넘친다. 지치지도 늙지도 않은 삶의 순간은 오히려 충분히 마음을 북돋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즐겁고 새로운 경험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하지만 그 바위를 밀고 또 밀다 보면 정말 오르지 못할 것 같은 언덕에 도달하거나 꽉 막힌 벽에 마주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때 멈춘다면 그건 포기도 아니고 감춰진 마지막 비밀에 도달하는 것이다. 시작하고, 계속 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비밀의 문을 당신은 그제야 두드려 볼 수 있다.
‘충분하다.’는 마음.
당신이 끝에 도달해 문을 여는 순간. 솔직한 그 마음이 당신의 여생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독립잡지를 10년간 만들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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